연휴 첫날
며칠이나 되었지? 매일 글 쓰기로 한지가...
아... 이 나약한 인간이여. 그러나 어찌할 도리가 없지 않은가. 이것이 나란 인간인걸...
오늘도 나는 이런 마음을 먹었다.
'어차피 연휴고 그냥 책이나 읽다가 잘까?'
하지만 나는 그 유혹을 단호히 뿌리치고 굳세게 일어나 책상앞에 앉았다.
나를 일으켜 세운것은 내가 하고 있는 '습관복리'때문이었다.
예전에 글쓰기 수업을 들을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습관을 만들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이 말 진짜다. 습관 만들기 정말 정말 어렵다!
4월의 첫날. 나는 내가 하루동안 하고 싶은 일들을 죽 적어 a4용지로 반듯하게 출력하여 머리맡에 붙혀 놓았다.
그것은 이렇게 나태하게 살아서는 안된다는 스스로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다.
"오늘부터 새 삶을 사는것이여."
20가지가 넘는 온갖 다짐들, 예를 들어 매일 책 한권읽기, 시 한편 쓰기, 수필하나 쓰기 등등 무리한 요구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절대 지켜질 리 없는 목표들.
마치 써놓은것 자체만으로도 나를 완전히 바꿔놓을것만 같은 것들이었다.
당연히 지켜지지 않았다. 매일 엑스표가 그어지고 나는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었다.
"이 게으른것아! 글러 먹었어. 너는 글러먹었어!"
다음날 나는 그 종이들을 북북 찢어서 똘똘 뭉쳐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렸다.
속이 아주 시원했다.
"그래. 처음부터 무리할 필요 없어. 쉬운것부터 하자."
그래서 만들어 놓은 목표는 하루에 두유 하나 먹기, 아침에 스트레칭 하기, 시 한편 필사, 책 들춰보기등 조금만 노력해도 할 수 있는 일이었고 그 일을 5개월째 그럭저럭 해내고 있다. 여기다 스스로에게 주는 '당근'개념으로 매일 동그라미가 8개가 넘으면 스티커를 하나씩 붙히고 그 스티커가 10개가 넘는날 자그마한 선물을 내게 준다.
(사실 스티커를 받을 수 있는 동그라미 갯수는 늘 바뀐다. 컨디션이 안좋은 날이면 내려가고 뭔가 탄력받은 날이면 오른다. 이정도 숨구멍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 이 기록을 남김으로써 나는 '일기쓰기'란에 동그라미를 하나 쳤다.
아주 뿌듯하다. 내일도 치고 싶다. 모레도. 매일매일.
그래. 나는 아직 글러 먹진 않았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힘까지는 낼것 없고 그냥.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