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어디 숨었니?
처음 봉투를 열었을때 나는,
"이제 뭐야?" 했다.
오빠가 어항청소를 기가 막히게 해준다는 오토싱 2마리를 주문해 보냈다고 했는데
생물봉투(물고기를 넣는 재질이 탄탄한 투명봉투)안에는 왠 나무가지 같은게 달랑 2개 들어 있었다.
그 아이들이 바로 늘 숨어서 돌아다니는 오토싱 이었다.
안그래도 여과기도 콩돌도 히터도 까맣고 바닥마저 까매서 이 조그맣고 까만 아이들은 (심지어 부끄러움도 많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나는 혹시나 여과기 속으로 빨려들어갔거나 극성맞은 돼지구피들한테 쪼임이라도 당할까봐 늘 눈을 빛내며 찾아댔다. 운 좋은 날에는 물속에 늘어진 호스위를 뇸뇸뇸 하며 돌아다니는 걸 볼 수도 있었다.
어느 밤에는 자다가 그래도 생사 여부는 알아야 겠다 싶어 불을 딱 켜니 어항 벽면에서 뇸뇸뇸 하다가 나와 눈이 딱 마주쳤다. 순간 얼음처럼 굳어버린 아이들은 갑자기 후다다다닥 엄청 빠른 속도로 구석으로 쏙! 숨어 버렸다. 아.... 아무리 청소 물고기라지만 얼굴은 보고 싶단 말이다!
운이 아주 좋으면 아기 오토싱을 볼 수도 있다는데 먹성 좋은 돼지구피들이, 심지어 자기가 방금 낳은 아기들도 꼴깍 해버리는 아이들이 아기 오토싱을 가만 둘리가 없어서 포기.
지금은 1마리는 용궁을 가고 2마리가 더 들어와 3마리가 되었다.
원래 있던 아이는 짝꿍이 용궁가자 더 소심해져서 거의 눈에 안띄고 먹이를 줄때만 아주 가끔 귀한 얼굴을 보여준다. 이끼같은거 말고 맛있는것도 많이 먹여 주고 싶은데 말이지.... 안타까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