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불이
맨 처음엔 몰랐다.
치어는 작아서 단추같은 눈만 크게 보였다.
그런데 자라면 자랄수록 뭔가 헤엄치는게 힘들어 보였다.
다들 환장하며 먹이에 달려들때 그 아이만큼은 한참이 걸려서 한 두입 먹을 뿐이라고 했다.
"자꾸 마음이 더 쓰이더라고."
오빠가 건넨 커다란 생물봉투에 들어 있던 꾸불이는 슬쩍 내 눈치를 보더니 구석으로 헤엄쳐 숨었다.
그렇게 오빠네 어항에서 내 두번째 작은 어항으로 들어온 꾸불이는 그러나 씩씩하게 살아 나갔다.
자신보다 큰 성어들에게도 어항의 일인자 쭙쭙이 안시에게도 기죽지 않았다.
척추가 여러번 휜 꾸불꾸불한 몸을 열심히 당기고 밀며 먹이를 향해 헤엄쳐 나갔다.
아마 자연에서 살았더라면 벌써 죽었을것이다.
"아이고. 꾸불아. 배고파?"
나는 스포이드로 먹이를 쭉 빨아다가 꾸불이 앞에 던져 주었다.
그러자 귀신같이 다른 아이들이 몰려 들었다.
그래서 작은 꾸불이를 부화통에 넣어서 먹이를 주었다.
이번엔 다들 부화통으로 몰려 들어 사방에서 쪼아대고 밑바닥에는 쭙쭙이가 붙어 발판같은 입으로 쭙쭙대기 시작했다. 아아... 이 극성이들아...
결국 먹이를 더 넉넉하게 주고 환수를 많이 해주는 수밖에는 없었다.
한번은 인터넷에서 꾸불이와 비슷한 사연의 아이를 보게 되었다.
그 아이는 몇년을 살다가 조용히 용궁으로 갔다고 했다. 우리집 꾸불이보다 몸이 더 많이 휘어 있었다.
나도 그 아이처럼 꾸불이를 오래오래 지켜보며 키우고 싶었다.
그러나 여과기 대롱속의 먹이를 먹겠다고 들어갔다가 물귀신이 된 구피때문에 물이 뒤집어 진 작은 어항에서
꾸불이는 버티지 못했다.
그 좋아하는 먹이를 아무리 줘도 꾸불꾸불 힘차게 헤엄치던 꾸불이는 바닥에 조용히 있기만 했다.
바로 앞에 먹이를 놓아주어도 조금 입에 넣었다가 뱉어냈다.
원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오래 살지 못한다고 알고는 있던터라 이대로 가는구나 싶었다.
여과기속 아이때문에 물이 뒤집어진 줄 알았더라면 꾸불이를 큰 어항에 넣어주었을텐데
그러면 하루라도 더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자꾸만 후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