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멍...15

핑핑이

by Chiang khong

빨간색 모자이크 무늬의 화려한 꼬리를 가진 아이, 핑핑이.

작은 수족관에서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데려왔다.

큰 어항의 물잡이 특공대로 활약했던 블루,선셋구피가 남긴 3마리의 치어를 위해 작은어항을 꾸밀때

같이 들어간후 바보같은 주인때문에 무척이나 고생했던 아이, 핑핑이.......


"어! 너 눈이 왜이래?"

오전 알바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니 핑핑이의 한쪽눈이 하얗게 부어 있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한쪽눈이 툭 튀어나왔다.

팝아이였다.


모든 질병의 근원인 수질악화.

제대로 물을 못잡은 내 탓에 핑핑이는 한쪽눈이 툭 튀어나오는 팝아이에 걸린것이다.

이대로 두면 눈이 떨어져 나온다는 말을 듣고 나는 겁이 나서 핑핑이를 일단 분리했다.

전염성은 없다지만 약한 개체를 공격하는 구피의 특성상 더 공격당해서 상태가 나빠질 수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핑핑이는 그저 사료를 주는 줄 알고 신나서 팔딱팔딱 뛰다가 뜰채가 다가오자 겁을 먹고 뒷걸음질을 쳤다.

"너 낫게 해주려고 그러는거야. 어서 뜰채에 올라타, 핑핑아."


그때만 해도 아무런 약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건 천일염을 넣고 콩돌을 돌려 주는것 뿐이었다.

며칠이 지나자 놀랍게도 핑핑이의 눈은 조금씩 조금씩 들어가기 시작했다.

원체 강한 아이여서 그런지 다행스럽게 잘 나아서 다시 원래대로 신나게 헤엄쳐 다녔다.


그렇게 작은 어항이 수조-획기적인 자동환수장치의 플라스틱어항-다이소 플라스틱 박스-당근마켓에서 나눔받은 소어항으로 바뀔때까지 핑핑이는 열심히 살아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핑핑이가 움직이지 않았다.

꼬리의 화려한 모자이크 무늬는 점점 희미해져만 갔다.

지느러미들이 조금씩 녹기 시작했다.

먹이를 입에 넣어도 다시 뱉어내고 시간이 지나자 그마저도 하지 못하고 구석에 조용히 누워 있기만 했다.

그리고 어느날.

핑핑이는 작은뼈만 남기고 조용히 용궁으로 떠났다.


구피를 키우면서 수많은 아이들을 용궁으로 보냈다.

보낼때마다 내 마음에 하나씩 하나씩 빗금이 새겨지는것 같다.


나에게 자신의 소중한 생명을 의지하고 있는 이 작은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열심히 환수하고 좋은 걸 먹이고 신경써서 지켜봐야 겠다.

늘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0103_핑핑이.jpg 내가 아끼는 파랑이. 뽕잎먹고 한층 화려해진 꼬리로 하늘하늘 헤엄치는 이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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