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반려 쥐에게' 여덟 번째 이야기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그 동물과의 즐겁고 행복한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도 몸이 아프면 병원을 가서 치료받아야 하듯 동물도 아픈 곳이 생기면 당연히 병원을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려동물이 먹는 것, 반려동물이 자는 곳, 반려동물의 배설물들을 다 책임져 줘야 한다. 반려동물은 말로 정확하게 표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아픈 곳이 없나 확인을 해주어야 한다. 특히 소동물을 키울 경우 더욱더 신경을 써줘야만 하는데, 설치류들을 봐줄 수 있는 병원이 많지 않을뿐더러 설치류들은 개와 고양이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기 때문에 설치류들의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결국 내가 이 동물의 인생과 생명을 모두 책임을 진다 것과 같은 말이다.
주인들이 반려동물들의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은 때로 '내가 이 동물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돌변하기도 한다. 한때 인터넷에서 크게 뉴스가 났었던 햄스터 믹서기 사건이나, 세숫대야에 물을 잔뜩 받아놓고 거기서 햄스터가 헤엄치게 만드는 유튜브 영상, 그리고 얼마 전 틱톡으로 올라왔던 햄스터 익사 영상 등등등. 말로 담기에도 잔혹하고 끔찍한 학대들이 세상에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자신보다 힘이 없고, 반항을 해도 자기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햄스터와 기니피그에게 가해지는 학대를 보고 있노라면 참혹하다. 햄스터와 기니피그에게 잔혹한 학대를 저질러도 가해자들이 받는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치기 때문에 아마 가해자들을 본인이 큰 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더욱 끔찍하다.
물리적으로 가해지는 폭력만이 '학대'는 아니다. 주인에게 온전히 주어지는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아서, 수많은 사람들이 동물을 유기한다. 개와 고양이도 쉽게 유기하는데, 햄스터와 기니피그라고 쉽게 유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 햄스터와 기니피그를 키우고 나서 SNS에 햄스터, 기니피그를 키우는 사람들을 팔로우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전하는 소식 중에는 유기된 햄스터, 기니피그의 임보처(임시보호처)와 입양처를 찾는 소식이 눈에 띄게 많이 보인다. 사람들은 아주 각양각색의 이유로 햄스터와 기니피그를 버리고는 하는데, '햄스터랑 기니피그는 어차피 설치류니까 일반 쥐처럼 아무 데나 풀어놔도 잘 살지 않을까'하는 이유로 버리고 '햄스터와 기니피그를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없다' 혹은 '햄스터와 기니피그를 치료하는데 생각보다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버린다. 유기하는 이유가 다양한 만큼, 햄스터와 기니피그들이 버려지는 장소도 천차만별이다. 다리 밑 혹은 아파트 입구에 좁은 케이지 채로 버려져 있는 것은 양반이고, 화단에 홀로 버려져 있기도 하거나 심지어 어떤 곳에서는 도로 위에 기니피그가 홀로 버려진 것도 보고는 했었다. 버려진 햄스터와 기니피그는 길 고양이들의 먹잇감이 되어 하루도 채 버티지 못하고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설치류들이 쉽게 버려지고 설치류들을 학대했다는 뉴스가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자신보다 약한 생명에게 한없이 잔인해지는 인간의 면모를 보는 것만 같았다. 심지어 어떤 목사가 햄스터를 유기했다는 글을 보면서 대체 사람들이 얼마나 소동물들을 하찮게 여겼으면 마치 나에게 맞지 않는 물건을 내다 버리듯 쉽게 내다 버릴 수 있는 것인지 한탄스럽기도 했다. 부끄럽지만, 나도 이전에 햄스터들이 스트레스를 받을만한 행동을 한 적이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그것도 분명 학대이다. 그렇기에 나는 흠이 없는 척 팔짱만 끼고 비난할 자격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정말 그것이 '학대'인 줄 몰랐다면 그 행동을 중지하고 무엇이 학대가 아닌지 배우고 깨우쳐야 하는 문제이지,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 머물러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재미로 햄스터를 학대하는 어린아이들이나,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자신보다 약한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어른들이나 몰랐던 부분이 있었으면 반성하게 해야 하고, 가르쳐서 잘못된 행동을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하는 아주 기본적인 도리이다. 모든 인간의 생명이 평등한 것처럼 동물들의 생명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그것은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예의이다. 나보다 약하다고 해서, 그 생명을 뺏어갈 권리는 이 땅 어느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