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이기 전에, '배우'입니다.

<여배우들> 단평

by 송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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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이 한국 영화계에서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여배우'들을 대상물로 보는 시각을 거둬내고 그저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 인간으로 인지시킨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여배우'와 자신의 직업이 배우인 '인간' 사이의 밸런스를 아슬아슬하게 맞춘다. '어느 정도 인간적인 고민을 갖고 살아가는 여배우들'을 깔끔하게 그려내고, 수없이 반복되어온 남성들의 서사가 아닌, 여성 배우들의 삶을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미묘하게 넘어가며 보여주는 영화가 언제 또 나올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이 영화가 오프닝에서 여배우들을 하나의 다른 인종으로 구분하는 것처럼 끝내 영화 속에서 카메라에 찍히는 대상물로만 존재하게 만든다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이 영화를 돌아봤을 때, '과연 영화가 이들을 단순히 대상물로만 만들고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들었다. 이들은 '배우'이다. '배우'의 사전적인 의미처럼 이들은 자신의 역을 맡아 동작과 대사로 극적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다. 즉,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게 카메라 앞에서 자신이 아닌 온전히 '배역'을 연기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영화가 진정성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무슨 상관인가? 영화를 보는 관객과 영화 속에서 연기한 배우들이 즐거워하면 되는 것이지. 만약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영화 속 여배우들의 이야기가 아직도 연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