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피해자'라는 맥거핀에 대해

K픽션 [서우]에 대한 짧은 단상

by 송희운

※ [서우]의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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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스릴러 소설 속에서 여성은 언제나 피해자의 입장에 서 있다. 이는 대부분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범죄들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서우]의 시작도 그러하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실종된 여성들의 이야기. 여성이라서 안심했지만, 이내 어떤 이상한 징후들로 인해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된 택시운전사와의 갈등까지. 이 소설은 여기까지만 본다면 전형적인 스릴러 형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서우]는 단순해 보이는 플롯에 변주를 끼워 넣는다. '나'라는 한 여성을 사회 속에서 어떻게 위치시키는지 보여주던 소설은 택시가 어디로 가느냐를 놓고 대립하는 두 사람을 통해서 여성에 대한 사회의 고정관념을 전복시킨다. 피해자-피의자로 가는 듯한 나와 택시운전사의 관계를 '나'라는 개인의 과거 기억과 함께 병행시키면서 전복시키는 것이다. 물론 그 기억 속에서 '나'는 피해자의 입장에 있었지만, 그녀가 정말 완벽한 피해자인지 모호할 정도로 두 가지의 모습이 서로 공존한다.


어떻게 보면 이 사회는 어떤 사람이 피해자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을 지키는 것에 집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소설 속에서 '여성'이란 존재는 하나의 거대한 맥거핀이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엔딩에서 영원치 멈추지 않은 채 후문을 향해 달려가는 [서우]의 결말에 뒷목이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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