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일기 #2 마지막 출근
육아휴직일기 #2
오늘, 오지 않을 것만 같았던 마지막 출근 날이 왔습니다.
여느 날과 똑같이 아침 알람 소리에 눈을 떠 씻고 출근했지만, 어딘가 이전과는 다른 생경한 아침이더군요. 한동안은 아침에 알람이 울리지 않더라도 왠지 같은 시간에 눈이 떠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가족에게 마지막으로 "다녀올게"라는 말을 하고 문을 나섰습니다. 지난 10년 넘게 다녔던 출근길을 똑같이 운전하고, 늘 열었던 사무실 문을 열고, 늘 앉던 의자에 앉았지만... 이제는 당분간 이별이라는 감정이 묘한 느낌을 주는 아침입니다.
16년을 쉼 없이 일해왔습니다. 그동안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도 만났고, 저를 닮은 아들도 어느새 9살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 20대의 어린 청년에서 이제는 40살의 아저씨가 되었네요.
회사 PC를 정리하고 개인 물품들을 가방에 담는 지금도 사실 완전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여전히 월요일이면 출근을 해야 할 것 같고, "회사 가기 싫다~" 하며 눈을 뜰 것만 같은데 말이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내가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어서 그렇지, 막상 쉬면 누구보다 잘 쉬면서 아이와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불안한 마음을 다잡아 보는 마지막 출근날. 이제는 40살이 되어버린 한 남자이자, 한 여자의 남편, 그리고 한 아이의 아빠가 억지로 용기를 내보는 하루입니다.
3월 3일 아침, 아내의 출근길을 배웅하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제 모습이 아직 선명하게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아내도, 아이도, 저도 모두 어색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미련을 두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번 결정이 잘한 선택이 될지 혹은 후회하게 될지는 결국 저에게 달려 있겠지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에 미련하게 얽매이지 않고, 저와 제 가족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봅니다.
그 시간의 기록들을 꾸준히 이곳에 남겨 보겠습니다. 육아휴직을 고민하는 아빠들, 혹은 이미 저보다 먼저 이 길을 가고 계신 아빠와 엄마들 모두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