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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그루 Aug 19. 2023

올드 잉글리쉬 쉽독 순향씨 작업기 <3>

대학교 생활

서브컬쳐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중학교 생활이 지나고, 고등학교와 재수를 거치면서 나도 대학생이 되었다. 투머치 토커여서 고등학교 이야기와 대학교 동아리 얘기를 하고 싶긴한데, 일단 순향씨에 직접적인 영향은 끼친게 아니여서 다음에 하겠다.  


내가 속했던 동아리 <새날>은 자유로운 분위기의 동아리였다. 가입 조건 없이 누구나 들어올 수 있어서 입학 당시 노래를 더럽게 못했던 나도 보컬로 들어와서 활동할 수 있었으니까. 동아리 분위기는 만화 <미지의 세계>에 나오는 음악 감상하는 분위기였다. 그런 분위기를 주도하던 친구 한 명이 있었는데, <201> 발매 당시의 조휴일 머리를 하고 당시엔 매우 힙했던 '황소윤 안경'을 끼고 있던 경호가 있었다.


대충 이런 느낌이었다

무튼 경호는 내가 감히 비빌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서브컬쳐 지식을 알고 있었는데 항상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 경호는 항상 나를 존중해주었지만, 경호와 친했던 -조금 더 악기를 잘 다루고 조금 더 지식이 많은 사람들- 사람들은 내가 음악을 하고 쏘다니는 것을 별로 달갑게 보진 않았었다. 남 눈치를 밥먹듯이 봐서 그들이 내게 무시섞인 표정으로 보는 것을 눈치는 채고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이게 성장 동력이었던 것 같다. 건강하지 않은 접근이긴 했는데, 그들과 좀 더 대등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시간이 남아돌던 대학교 1학년 때와 방학 때는 항상 싸구려 노트북으로 음악과 영화를 닥치는 대로 흡수했다. 기형도를 시작으로 한국 문학 덕질을 시작한 것도 이때 부터다.


그렇게 무시도 받아보고 환호도 받아보고 이런저런 일이 지난 후 2018년 겨울, 나는 음악을 하기 위해 휴학을 하고 주 7일을 일하며 돈을 벌고 있었다. 당시의 나는 말그대로 굉장히 못 생겼었다. 내면에는 악기를 잘 다루고 음악적 지식이 뛰어난 친구들에 대한 열등감, 외면은 술과 나쁜 음식으로 살이 뒤룩뒤룩 찐 내 모습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어떤 여학생이 동아리에 가입했는데, 이 사람이 내가 가장 최근까지도 뮤즈로 삼았던 사람이었다.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 기니까 제쳐두겠다. 


내 잘못된 집착의 대상이었다


이 사람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처음으로 옷을 제대로 사입어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19년도에는 패션 디자인을 하던 친구를 따라 동대문 쇼핑몰을 함께 운영했던 적이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망하긴 했는데, 이 경험들이 이번 순향씨 패션 디렉에도 많은 도움이 될 줄은 그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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