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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그루 Aug 20. 2023

올드 잉글리쉬 쉽독 순향씨 작업기 <11>

뮤직비디오 작가 섭외 과정들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 위해 당시에 콘티를 작성하며 작가를 컨택 중이었다.

가장 먼저 컨택한 작가는 윤재안 작가였다. 3년 사이에 그는 이미 업계 TOP을 달리고 있어서, 사실 거절될 것을 어느정도 직감하고 있었다. 회신 메일이 왔다.


그루씨, 제안서 정말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정말 죄송하게도 제가 올해 하반기까지 일정이 차있어서요. 재미있는 작업일 것 같은데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프로는 메일도 정중하다. 그래도 회신을 주셨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품고, 다음 작가를 찾아갔다.

그 다음은 도마이 작가였는데, 이제는 활동을 중단하셔서 무산되었다. 도마이 작가도 무심한듯 섬세한 작풍이 우리랑 맞다고 생각했다. 함께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그러다 트위터 등지에서 작가를 디깅하다가 여자친구의 친구분께서 애니메이션을 하신다는 말을 듣고 찾아뵈었다.


이때가 아마 5월 중순쯤이었을 것이다. 뮤직비디오는 처음에 '건너편 카페에서 일하는 순향씨와 뉴프들즈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화'에 쿠엔틴 타란티노식 오마주를 섞고 싶었다. 21세기는 사실 더이상 새로운게 나오기 힘들거든. 리바이벌의 리바이벌 연속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당당하게 오마주를 오마주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 게임, 만화 한 50개 정도 섞어서 스토리를 만들었다.


아무튼 이런 아이디어와 캐릭터 러프 디자인 레퍼런스 등을 들고 작가님을 찾아뵈었다. 작가님께서는 본인이 생각해둔 스토리가 있으셨는지 며칠 고민 후에 거절 의사를 밝히셨다. 


그루님 생각해보았는데, 제가 영화를 많이 안 보기도했고 그루님이 생각한 걸 살리기가 많이 어려울 것 같아요.


아이고... 이 소식을 소속사에 알릴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다. 급하게 뿌리 스튜디오 등 굵직한 스튜디오 등도 알아보았는데 죄다 거절메일 뿐이다.


하꼬의 말은 아무도 들어주지 않아.

그래서 이번엔 내 스스로에게 문제점을 찾아보고 스토리보드를 어느정도 완성했다. 여자친구가 같이 새벽까지 카페에서 내가 상상했던 것들을 그려주었다. 매우 고마웠다.


그 다음 찾아간 작가는 최근 '토마토 트라우마'로 부쩍 인지도를 쌓으신 코루마 작가였다. 토마토 트라우마 후 약간의 휴식을 갖고 싶다는 회신이었다.


피디님께서는 우리 하나 믿고 있는데 내가 연락하나 없이 감감무소식이고, 친구들은 투자한 상황에서 아무 소식도 없는 상황! 과연 순향씨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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