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하여.

기억에 남았던

by Song
Warm Blanket.jpg 담요


사람에 대하여.


내가 아는 어떤 한 남자는 평범한 회사를 다니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머릿속엔 커다란 꿈을, 마음속엔 사소한 행복을 꿈꾸는 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24개월 된 남자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며, 자존심이 강하지만 저줄 땐 저줄 줄 아는 관계의 현명함을 아는 그런 멋진 부인과 산다.


그는 낚시가 취미다. 낚시의 종류 중 밤낚시를 가장 좋아하며 사색을 좋아한다. 성격이 깔끔한 남자는 낚시를 나가면 그 주변에 쓰레기를 주워서 집으로 가져와 분리해서 버린다. 그는 아이가 태어난 뒤로 그 좋아하는 취미를 뒤로 하고 육아와 가정에 전념한다. 가끔 자신의 인생이 없어진 거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자신의 부모님이 자신을 위해 희생한 만큼 자신도 아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다 말한다. 그러다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그는 던지지도 못할 낚싯바늘에 낚싯줄을 묶는 일을 한다. 그 일을 조각의 틈을 내어 묵묵히 하고 있다.


남자의 인생사를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그는 사람과 관계,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눈을 가졌다. 상대의 기분을 맞출 줄 알며, 인생에 대한 자신만의 혜안을 가졌다.


그 남자에게 위로를 받았을 때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나 스스로 힘들어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당시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그 친구가 우울증으로 인해 좋지 못한 일을 벌이게 될 것 같아 친구를 살뜰히 보살피고 그 친구 옆에 가깝게 머물려고 노력했었다. 나는 친구를 위해 내가 조금이라도 노력하면 그가 나아질 거라 믿었고, 그 또한 나에 대한 신뢰로 조금씩 괜찮아진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와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서로 웃으며 헤어졌는데 집에 왔을 때 그 친구로부터 의미심장한 문자를 받았다. 그 즉시 평소 친구와 가까이 지내던 지인에게 비슷한 문자를 받았는지 확인했고, 불안한 마음에 경찰서에 신고를 했었다. 그 친구는 나와 헤어진 직후 죽음의 문턱을 넘기를 시도했었다. 시도로 그치긴 했지만 나에겐 크나큰 충격이자 상처였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친구와 다시 잘 지내려 노력했고 함께 여행도 다녀오며 친구 옆에 계속해서 남으려했었다. 그러나 친구는 또 한 번 자살시도를 하였고, 나는 이제 ‘그를 내가 감당할 수 없겠구나’를 느끼고 친구의 손을 놔버리고 말았다. 우울증인 사람을 외면해버린 나는 그로 인한 우울감과 죄책감 그리고 내 삶에 대한 회의감에 한동안 힘들어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 남자가 나에게 해줬던 말이 있다.


“사람한테 마음 베푼다는 건, 되돌려 받으려고 하는 건 아니잖아요. 마음을 돌려받을 생각 말고, 허물없이 베풀어주던 자신을 아름답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인해 상처 받고 또 사람으로 인해 치유받는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그로 인해 그 말을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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