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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Apr 21. 2022

연락하지마.

<송븐니 나라의 송븐니 곤듀> l [생일달 특집편 1.1]

가끔, 헤어진 남자 친구들에게서 연락이 종종 오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다들,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나름의 생각이 있겠지만, 블리는 "한번 헤어진 인연은, 칼 같이 끝는다"라는 소신이 있어서, 다시 마주 한 연락이 인간적인 속마음으로는, 짜증이 난다. 그 짜증이 나는 이유로는, 먼저 그 만남을 잊기 위해서 노력한 서로의 시간이 있음에도 연락하는 것이 싫다. 다음으로는, 한번 좋은 사이였을 때 이미, 어긋나 버린 관계라는 결론으로 끝낸 사이에서 다시 연락을 하는 것이 싫다. 마지막으로는, 과거에 얽매이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모두 이별을 제안했는가? 그것도 아니다. 먼저 떠나간 이들도 있었고, 권태로움을 느낀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헤어진 직 후 이별을 감당할 준비가 안 될 때에도 나는 이별을 감내해야 했다. 그런,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으면서 다시 연락을 하는 건, 나를 다시 찾아준다는 고마움보다는, 잘 잊고 잘 사는 사람에 대한 무례함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 이별 당시 너무 힘들어했던 나의 마음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이별을 잘 헤쳐나간 사람들은 공감할 부분일 것 같기도 하다.

더군다나, 나는 한번 만남을 시작하면, 전지적 남친 시점이 되어, 그 사람을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성향이 있다. 우리들의 기념일, 좋은 일, 작은 일들까지 기억하려고 하는 노력은 기본이거니와, 어렸을 때만 살짝 그렇지만 상대방을 별로 귀찮게 하지도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내 일을, 남자 친구에게 묻거나 기댈 수도 있을 텐데 타고난 자립심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버린다..@.@? 아무튼, 만남 당시에 최선을 다해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 후 다시 연락을 하는 과정을, 이제는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

20대의 많은 기억과 추억은, 정말 빛났고 행복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서 누군가를 다시 만나고 싶다거나, 무언가를 돌이키거나, 그 시간에 함몰되어서 현재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 30대의 삶은 20대의 찬란했던 시절에 비하면,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아리 송송한 기분도 든다. 왜냐면 20대에 정말, 활발한 활동을 많이 한 여파도 크게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객관적인 나의 목표들이 20대만큼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실적 상황도 보았을 때, 여러 가지로.

가끔, 브런치의 농담 반 진심반으로 이상형이 '새로운 사람'이라는 말을 적곤 하는데, 그 말인즉슨 현재를 열심히, 성실히 잘 살아낼 의지가 있는 나의 어떤 소신에서 기인한 말이라고 할 수가 있다. 과거는 지나간 순간일 뿐이다. 아무리 그리워해도, 바꾸려고 해도 바꿀 수가 없는 지나가버린 한 순간이다. 추억의 힘은 강하지만, 추억만으로 삶을 살기에 현재와 미래라는 다가오는 시간의 반동이 더 큰 힘을 지닐 때도 있다는 것을. 추억은 추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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