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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Apr 29. 2022

엄마, 수면내시경 때 펑펑 운 사연

<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l [생일달 특집편 4.8]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국민들에게 건강검진을 진행할 것을 권유하면서 매 년 마다 공지를 알리곤 한다. 그러한 공지를 받게 되어, 이제 조금 검진을 시작하여 관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지 그 날, 엄마는 그 동안 받지 않았어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냥, 조금 단순하게 '엄마가 병원 같이 가달라고 했으니까 같이 가드려야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알겠어, 같이 갈게"라고 말하며 그 날 밤 아주 개운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어 병원에 가어 이제 엄마의 검사가 시작되려고 한다. 엄마가 검진을 받을 병원은 사는 곳의 가까운 곳으로 꽤 이름이 있고 역사도 깊어 보이는 병원이기도 했다. 엄마랑 아주 사이 좋은시절 이었기에, 조금 더 걱정도 되면서 검사 결과에 아무 이상이 없기를 기도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병원에 이제 도착을 막 했고 엄마의 접수 절차를 밟았다. 이제 엄마가 병실로 들어가 내시경을 받는다고 가방을 맡기고, 그 병실로 들어가는 뒷 모습을 보여주고 들어갔다. 기다리는 것 잘하는, 인내심 많은 븐니 곤듀는 여왕 애미가 빨리 검사를 받고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복도에서 기다리는데,,

수면 내시경을 통하여 검사를 진행하여, 아주 정신을 못차리는 엄마의 모습을 마주한 순간, 븐니 곤듀는 예상 외에 상황에 크게 놀라 잠시 뇌가 정지되는 현상을 느끼곤 했다. 엄마가, 저렇게 정신을 못차리면서 다시 회복실 침대에 누워있어야 하는 상황을 보고, 너무 놀란 나머지 놀란 토끼 눈에서 눈물이 폭포 수같이 주르륵 주르륵 흐르기 시작했다. 무슨 큰일이 난 것 도 아닌데, 가족이 저렇게 정신을 못 차리면서 약에 취하여 몸을 못 가눈 듯한 모습을 보는 순간 마음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큰 슬픔이 느껴졌다.

 그 모습이 어찌나 슬프고, 괴로운지 닭 똥 같은 눈물이 병실 복도에 한동안 계속 흘러, 그 병원이 븐니 곤듀 눈물에 홍수가 날 뻔 했다. 한 껏 진하게 하고 온 클럽 메이크업이 다 벗겨져 버렸고,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엄마에게 다가가려고 하면 할 수록, 정신을 못 차리고 누워있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 슬퍼서, 눈물의 줄기가 더욱 굵어지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음을 못 추스리고 멀리서 아주 어린 아이가 엄마를 잃었을 때의 모습처럼 한동안 쳐울고 있는 븐니곤듀에게 간호사 언니들은 그 모습이 웃겼는지 화장지를 갔다 주면서 "왜 그렇게 슬퍼해요, 따님ㅠ.ㅠㅎㅎ" 오열하는 나의 모습을 놀리기도 하면서, 위로해주셨다.

그렇게, 처음에 폭포 같이 흐르던 눈물은, 조금 진정이 되어 다시 엄마 곁에서 엄마가 정신이 들기를 지켜보며 창밖을 보고 마음을 추스리고 있는데 눈치 없는 아빠에게 전화가 온다. "븐니야, 엄마 검사 잘 받았니?" 라는 그 질문에 또 한번, 나만 이렇게 엄마의 정신 없는 모습을 보고 지킨다는 서러움이 폭발하여 2차 폭포수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대답을 해야 되는데 목소리도 안나오고 또 쳐울고 있는 븐니 곤듀는, "어..워,,웜마 지금 누워 있숴,,서.."라며 아빠에게 대답도 잘 못 하고 "아,무 이상 없숴,,ㅠㅠ"라며 대충 상황을 전달하게 된다.

그리고, 아빠는 내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채고 " 아, 엄마 검사 잘 받았구나, 알겠어 " 라고 대답해주며 빠르게 전화를 끈기도 한다. 그렇게 엄마가 침대에서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 날 아주 마음이 강한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제, 이렇게 엄마가 나이가 들어, 내가 엄마를 더 많이 보살펴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으니 어떤 일에도 울지 않는 강한 어른이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날이다. 엄마는 정신을 차려보니 눈이 팅팅 부은 딸래미가 옆에서 휴지를 잡고 울고 있는 상황이 조금 당황스러웠는지, 계속 장난을 치며 맛있는 고기를 사주겠다고 밝게 웃어보이는 모습 조차 슬퍼, 또 울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간 가족의 건강검진에서, 블리 공주는 생전 흘려보지 못한 눈물의 양을 대량 소모시켰고, 이로 인하여 그날 오후 여왕 애미는 그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가장 맛있는 고기로 딸에게 좋은 시간을 마련해주었다고 한다. 가족들이 아프지 않고 지금 내 곁에서, 같이 생활을 함께 해주고, 인생을 걸어준 다는 것은 정말 가장 큰 축복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면 내시경 이후, 나는 엄마의 병원은 다시는 따라가지 않겠다고 아빠에게 선전포고를 하며, 그날의 슬펐던 서러움에 대한 응징을 실시하였다는 전설적인 추억을 슬픈 마음으로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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