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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May 01. 2022

어린이 주일에 쓰는 신앙에세이

<가브리엘을 닮아 소식을 전해요> l [휴식특집 4.0]

○어린 시절, 엄마에게 붙들려 질질 끌려간 예배시간 

필자는, 주말이 되면 토요일이나 일요일 이틀 중 하루는 침대에서 뒹굴뒹굴 거리면서 아무 생각 없이 푸~욱 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보통 평일엔 내 일상으로 바쁘게 보내다가, 약속은 토요일 정도에 생기게 되고 일요일 즈음이 되면 등 따시게 침대에 몸을 맡기고 휴식을 취하게 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건, 어린 시절에도 비슷했던 것 같다. 평일엔 학교를 다녀오고, 토요일엔 제일 좋아하는 친구네 집에가서 놀다가, 일요일이 되면 집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침대에 더 오랜 시간 누워서 뒹굴거리고 싶게 되기도 했던 것 같으니 말이다.


하지만, 부지런한 엄마의 "예배 드리러 가자!"라는 불호령이 떨어지면, 쉬고싶은 나는 침대에서 떨어지는 것이 너무 서러워서 뾰루퉁한 모습으로 엄마의 손을 잡고 예배 시간에 맞추어 예배당에 들어가게 된다. 엄마는 나를, "유치부"에 맡기고 자신은 더 큰 대성전으로 올라가서 예배를 보곤 했다. 유치부에 들어가면, 교회의 아름다운 청년 언니, 오빠들이 찬양율동으로 우리들을 반겨주고, 교단에서는 말씀과 기도로 어린 병아리 성도들에게 축복의 메시지와 훈계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예배의 시간이 모두 끝나면, 공과공부 시간이 진행되었는데 이 때에는 성경구절 말씀을 외우기도 하고, 그날 말씀에 나온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기 도 하였다. 유치부의 담임 (?) 선생님들은 공과 공부 시간에 이러한 내용을 세심하게 잘 알려주시고, 때로는 숙제를 내주시기도 하였다. 그러면, 그 날은 집에 가서 하루종일 이 숙제를 풀어내느라 책상 앞에서 머리를 감싸매고 고민을 하기도 한 기억이 있다. 이러한, 공과공부 시간이 끝나면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순간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엄 to the 마를 다시 찾으러 가는 시간♥


 유치부 병아리 반의 일정이 모두 끝나면, 이제 가족들을 만나서 집에가는 과정만 남아 있다. 나는 "유치부"의 예배가 끝나면 엄마를 만나기 위하여 지하 계단에서 지상으로 올라온 다음, 대성전에서 엄마가 내려오는 계단을 송사인볼트의 속도로 한 걸음에 달려갔다. 그리고, 대성전에서 어른 분들이 내려오기 시작하면, 우리 엄마가 어디 있는지 필자의 레이더망을 최고의 수치로 올려 작동시킨 후, 엄마를 찾기 시작한다. 보통은 조금 기다리면, 제일 밝고 아름다운 미소를 띤 우리엄마가 내려오는 것을 발견하고, 지금의 솜털이&뭉치 처럼 나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면서 엄마에게 젭싸게 달려가 예배 잘 드렸으니 안아달라고 조르곤 했다.

그러면, 엄마는 "븐니야, 엄마 잘 따라와, 사람 많으니까" 라면서 많은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기도를 드리는 가운데 가족들을 잃어버려서 또 울게되지 않기를- 엄마를 꼭 따라오기를 명령하셨다. 그렇게, 엄마의 반가운 품에 실컷 안기고 난 후에는, 함께 전도사님과 교구장님에게 기도를 받고 이번 주도 평안한 주가 되기를 바랐다. 마지막으로 집으로 갈 차량으로 이동하여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하면 일요일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고, 신앙은 그렇게 차곡차곡 자라 어느새 30년 모태신앙이 되었다. :) 


○성인이 된, 지금도 예배를 잘 드립니다. 

어린 시절부터 이렇게, 말씀을 듣고 기도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기에, 교회에 나가는 것을 최 우선으로 하지만 어떤 상황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그 장소에 직접 방문하지 못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주일의 말씀으로 일주일을 시작한다. 말씀은, 어떤 교양이나 도덕, 철학이나 지식같은 것들과는 조금 다르다. 신앙이 깊어지면 알 수 있는 것들도, 깨닫게 되는 것들도 폭과 넓이가 깊어지게 된다. 일반적 언어로 설명하기엔 부족한 느낌이 있어, 굳이 언급하려 하지 않겠다. 

이제는, 가족들을 따라서 교회를 가는 시간 보다도 내가, 시간을 마련하여 조용히 혼자 예배를 보고 오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 같다. 믿음의 친구가 있었을 때에는, 주말에 같이 나가서 함께 기도를 드리고, 믿음과 신앙을 쌓는 것도 참 감사하고 기쁘게 함께 한 적이 있다. 언젠가부터, 무언가 시간을 맞추어 서로가 함께 할 수 없는 시간들도 생기게 되었는데, 그 때에는 멀리서라도 서로를 위해 기도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 같다. 이렇게, 기둥 같은 교회가 한국 사회에 많아 주일이 하나님의 말씀과 찬양으로 꽉 찰 수 있다는 건, 참 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속 교회, 봉사 활동 참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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