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많은븐니씨 Aug 15. 2021

아니, 저 수첩이?

청춘연애사업 : 연애의 열정도 비범밥 l  선배님, 안녕하시렵니까?

연애 이야기만큼, 신나는 이야기는 없으니까 OPEN

원래는 긴 휴식기간을 가지고, 9월 초반 정도부터 다시 브런치의 작품을 구상해보려고 했는데 가을맞이 대청소를 하다가 한 수첩을 발견하였다. 이건 마치 지금의 브런치 역할을 하는 나의 감수성 및 에세이 기록 노트였기도 했다. 연두 수첩으로 말할 것 같으면, 학부시절 휴학을 했었을 때 이런저런 앞으로의 계획과 고민, 하루하루의 일지를 쓴 수첩이다. 근데 다시 찾아서 읽어보니 온통, 연애 이야기뿐이다..ㅋㅋㅋ 심지어 계획했던 건 별로 이루어지지도 않아서 더 웃프게 다시 읽어보는 이 연두 수첩.


20대의 사랑 이야기를 꺼내보면, 늘 최선을 다해 만났다. 새벽의 공기가 참 시원하게 느껴지는데 가을이 오기 전 이렇게 찬 입추의 공기를 맞으면 꼭 그때로 돌아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처음 소개팅을 했던 정문에서 만난 인생의 선배, 같은 과에서 한동안 많이 좋아한 선배, 열람실에서 늘, 대각선에서 따스하게 같이 공부하던 선배.. :) 모두 다 멋있었고, 그 당시에는 콩깍지가 씌어서 더욱 멋있어 보였다. 아무튼 연애 이야기로 도배된 수첩 내용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보고 있었다. 보고 있노라면, 언제 뭘 먹었고,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편지를 몇 장 썼고, 어떤 거리를 함께 걸었으며, 무슨 영화를 보았는지까지도 어쩌고, 저쩌고 좋다고 기록을 해놓았다.


만나는 사람마다 첫사랑 l 사랑이라는 감정의 소중함

 매번 사람을 만날 때마다 첫사랑의 기억처럼 설레고 진심으로 그 사람을 대한다. 그래서 헤어질 때 항상 곤욕을 치르곤 했다. 도무지 일과 공부에 집중이 안 되는 날들도 많았다. 얼굴에도 "쟤 무슨 일 있네"티가 날 정도로 감정도 잘 못 숨기며 그 연애의 기간을 많이 사랑하기도 했다. 지금은 생각해보면, 그 사람을 좋아했던 건지 연애를 했던 나를 좋아했던 건지 헷갈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지금의 상황과는 별개로 그 시절의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 울고, 웃고, 기뻐하고, 슬퍼했던 모든 기억을 돌이켜보면 모든 순간의 사랑이 쌓여 지금의 단단한 내가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차이기도 하고, 차여보기도 하고 서로 그렇게 사랑과 미움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했던 터에 사랑이라는 감정의 소중함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뭐 10번 넘게 연애를 한 연애고수는 아니고, 정말 내가 마음이 들었던 배울 점이 많고 현명했던 연애 상대와 손에 꼽을 정도의 추억을 쌓았다. 사랑의 오작교가 되는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너무 많고, 시끌시끌하고 웃음 넘쳤던 그 시절이 너무 그립다. 더 많이 만나보고 더 많은 경험을 쌓는 게 나와 친구들의 목적이었는데, 그 목적을 달성하진 못했던 것 같다. :)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좋은 추억이 있다는 건, 그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큰 축복일 것이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좋은 인연들과 더욱 큰 축복의 시간을 많이 만들어, 사랑이라는 감정의 큰 소중함을 만끽해보자.  



이전 23화 자격증에 운전면허 써도 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