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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Sep 08. 2021

<부부의 세계>와 사랑의 실체

너는 시청에도 다 계획이 있구나 l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쀼의 세계가 남긴 것 l 가정이라는 터전에 대하여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있다 JTBC의 <부부의 세계>이다. 김희애 배우 (지선우 역), 이태오 배우 (박해준 역), 한소희 배우 (여다경 역), 전진서 배우 (이준영 역)가 그 주인공이다. 선우는 극 중 의사로, 배우자 해준이 다경과 사랑을 나누고 있음을 알게 된다. 드라마 중에서 나오는 한 파티에서, 선우는 해준과 다경의 미묘한 관계를 눈치채게 되고 이후, 둘 사이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그 둘의 관계가 나빠지고, 가정이 해체될 수록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은 그들의 자녀, '준영'이라는 아이였다. 준영이는 그렇게 먼저 엄마를 배신한 아빠를 미워하기도 하고, 엄마의 집착 어린 모습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사이에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새 엄마 다경과 같이 지내보려고 하지만 그 것마저도 쉽지 않은 가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준영이'라는 아이의 존재가 안쓰럽게 그려진다. 결국, 극 후반에서 '준영이'는 아빠, 엄마 모두에게로부터 도망이라도 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해준이 사랑한 여다경, 여다경은 지선우를 닮아 있었다.


그렇게 가정의 울타리를 자기 손으로 해체 시킨 해준. 그녀가 사랑한 여다경은 어떤 사람일까? 여다경은 젊은 시절의 아내인 선우를 닮았다. 우아하며 아름답고, 젊음이 가득하고 지적인 자신의 아내의 젊은 시절의 선우. 어쩌면 해준이 사랑한 다경은, 젊은 시절에 자신이 사랑한 선우. 그 선우를 사랑한 자신의 '젊음'을 사랑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시절에 함께 한 아내의 모습과 발자취를 좇는 다는 것은, 결국 젊은 시절의 자신을 찾으려고 한 한 인간의 늙어감에 대한 그릇된 선택이 아니었나에 대한 생각이 든다. 그가 사랑하려고 했던 사랑의 실체는, 결과적으로 자기 자신의 젊음에 대한 노스탤지어는 아니었을지.


그래서 극 중, 선우는 해준과 다경이 새롭게 장만한 집에 찾아갔을 때 놀람을 금치 못한다. 자신의 옷장의 모습과 똑같은 모습의 다경의 옷장을 보았을 때, 젊은 시절의 자신의 모습과 비교적 닮아있는 다경을 보았을 때, 선우는 그런 해준이 선택한 금기시 된 선택들의 결과물 속에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배신감에 차오른 선우가 해준의 친구 제혁(김영민 배우)을 만나 자신의 위치를 확인받고 싶어했던 것은 자신을 배신한 해준에 대한 최소한의 복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선우는 끝까지 우아한 아내로 남아있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던 것으로 보였다.


부부의 세계가 우리에게 남긴 것 l 권태와 지속성에 대하여


하늘이 '부부의 관계'를 허락해준 다는 것은, 그 부부에게 세상에 베풀어야 할, 혹은 완성해야 할 하나의 소명이 있기에 그 어려운 관계를 허락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성적인 사랑으로 만난 에로스적 사랑이 가족적인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오는 사랑의 변형으로 말미암아 권태가 생기고, 갈등이 생기고, 마찰이 생기는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우리가 다시 한번 더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지키고, 혹은 가정에서 허락되어진 무언가를 지킨다는 것은 하늘이 허락한 축복과 소명을 쉽게 거절해서는 안되는 '부부', '부모'라는 의자에 앉게 된 사람들이기 때문인 것이다. 


그렇게 권태로워진 가정생활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현실의 많은 갈등 요소들로 지속될 것 같지 않은 관계에 대하여 끝까지 희망을 놓치 않는 것은 삶의 터전에서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부부의 세계는 아름다운 배우 김희애와 탄탄한 연기 실력의 이태오 배우분, 또 부부의 세계에서 신예스타로 주목받은 한소희, 이하 탄탄한 배우분들의 출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부부의 의미에 대해서도, 가정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우리에게 따끔한 일침을 해준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 대한 기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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