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븐니 Sep 10. 2021

'탕진잼'으로 살아가는 우리: 경제적 소비로 재미본다

송블리의 시사에세이 l 경제적 소비로 재미를 느끼는 모습을 보며

탕진잼 족들의 통장은 '텅장'이 되기 쉽다고 합니다.


'탕진잼'은 소소하게 낭비하며 느끼는 재미를 말한다. 작은 액수의 돈으로 쇼핑을 하며 위안을 받는 사람들은 이 재미 중 '탕진의 재미'를 알 것이다. 분명 큰 돈을 사용한 것도 아닌데, 그 작은 아이템들과 꿀템들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만족감과 쾌감은 다른 어떤 취미 활동보다도 크게 다가온다. '보상심리'에 대한 뇌의 반응인걸까? 작고 작은 소비들에서 '탕진잼'을 느끼는 이들이 제법 많아 보이는 현대사회에서의 소비패턴을 이용한 시장의 반응도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공급자의 입장에 보자면 탕진잼족들을 위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거들의 다양한 공동구매 진행, 낮출 때까지 낮춘 홈쇼핑의 다양한 상품들, 온라인 쇼핑몰에서 900원 & 9,900원 & 99,000원 등의 비용 제시를 통한 소비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마케팅의 움직임 등에서 탕진잼 족들을 유혹할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에 수요자인 탕진잼 족들은? 작은 액수의 돈으로 쇼핑을 하는 것과 ,작은 아이템에서 행복을 얻는 이른바 '소확행' 심리가 결부가 되어 공급자들의 변화에 발맞추어 탕진잼이라는 소비 행태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세대에 통장이 '텅장'이라고 불리는 현상은 낯설지가 않다. 각종 세금, 공과금, 보험비, 생활비, 교통통신비, 여기에 전월세 집값, 자동차 관련한 비용까지 든다면 그야말로 통장에 들어오는 월급은 '텅장'이 되기 십상이다. 조금 여유있는 부류들은 그 돈으로 저축, 주식, 재테크에 조금 투자를 한다는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너도 나도 삽시간에 통장이 '텅장'으로 변화하는 공통된 현상에서 자유로울 사람은 몇프로의 '상류층'을 제외하고는 드물것으로 보인다.

Image-Pixabay

탕진잼 족들은 사실, 명품잼 족들이 될 자본주의의 맹아입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모두 비자발적 탕진잼 족들에 속하게 되는 웃픈 상황에 처한다. 자발적으로 탕진을 해서 재미를 얻고 싶은 사람은, 사실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더 큰 돈을 사용하고 싶은 욕망이 내재된 자본주의의 새싹일 수도 있다. 그렇게 작고 작은 소비를 하게 된 원인에는 아마, 더 큰 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사회경제적 상황과 배경들이 결부될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비자발적 탕진잼 족들인 셈이다. 자발적으로, 탕진을 하면서 자신의 경제상황을 방탕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상위 몇 프로의 부자이기에 자발적 탕진을 하고 산다면, 당신의 경제적 부와 능력에 존경의 인사를 표하고 싶기는 하다.)


어찌되었든, 우리는 재화를 소비하고 경제적 활동을 할 때 느끼는 즐거움도 분명히 누리고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렇기에 그 소비의 방식이 작은 소비이든, 큰 소비이든 그건 중요치 않을 수도 있다. 작은 소비의 방식이라면 '탕진잼'이 될 것이고, 큰 소비의 방식이라면 '명품잼'이 될것 이지만. 어찌되었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사람이 재화를 선택하고 그것에 대한 지불을 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니까 말이다. 그리고 언젠가 그 '탕진잼'에서 머문 사람들이 훗날 '명품잼'의 대 자본주의가가 될지도 모르는 '기회'와 '자유'가 존재하는 사회이기에 '탕진잼'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도 작은 소비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 탕진잼 족들의 선택을 응원하며,

우리의 작은 소비도 일종의 '명품잼'이라는 것을!

'가격'을 규정한 아담 스미스가 우리를 인정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작가의 이전글 부모님을 왜 공경해야 합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