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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Sep 17. 2021

<잘한 사랑의 역사>- 왜 다들 끝난 사랑을 못 잊지?

[이 시대의 캥거루족 대표 송블리의 연애 에세이 l 잘한연애 이야기]

캥블리의 <잘한 사랑의 역사>- 왜 다들 끝난 사랑을 못 잊고 찾아올까?

부제: 잘한 연애 역사 이야기, 노래 선물 많이 받았습니다.



모든 연애가 종료된 뒤 그들의 공통점- "네가 다시 생각나서 연락했어"


나의 연애사업 역사 편- <망한 역사이야기>에서 나의 찌질한 구석을 공개해보니, 뭔가 다시 자존심을 만회하고 싶다는 생각에 잘한 연애 이야기 편을 마련해보았다. 금요일이 되면, 연애 이야기를 꺼내고 싶은 기분이 드는 건, 내가 금요일 밤에 항상 불을 지르고 다니는 설렘 불꽃의 방화범이었기 때문이다. (금요일 저녁에 웃으시라고 과한 농담을 적어봅니다.ㅎㅎ) 자칭 방화범이라고 말을 하지만, 사실 20대 만난 진지한 사람들을 꼽아보자면 4~5명으로 손에 꼽는다. 그들의 공통점은 연애가 끝난 뒤에 "네가 다시 생각나서 연락해봤어"라는 문자를 보낸다는 것이었다. 넷이면 넷, 다섯이면 다섯. 모두 헤어진 뒤 시간이 흐르고 "요즘 잘 지내? 그냥 생각나서.."라고 연락을 해주었었으니 다음과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첫째, '내가 그들을 매 순간 진심으로 사랑하고 위해준 마음은 상대방도 잊지 못하는 정말 오래가는 마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둘째,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그냥 심심하니까 다시 한번 연락해보는 거 아니야?"라는 말에서 그 주장이 맞다면 네~다섯 분들 중에 한, 두명만 다시 연락을 했을 텐데 모두 연락을 했다는 것은 '내가 그래도 연애를 하고 나서 쉽게 잊지 못하게 하는 연애의 꿀팁을 지닌 사랑의 송 다르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셋째, 가장 신뢰했던 사람과 헤어질 때 한 약속 '한번 인연이었던 사람과는 만나지 않는다'라는 연애의 신조를 지키기 위하여 다시 온 연락에 내심 흔들리는 심정에도 이를 내색하지 않을 것을 마음속으로 되뇐다.


왜 이렇게 음악 선물을 해주는 건지 모르겠네,- "나도 매 순간이 첫사랑이고, 진심이었어"


그렇게 처음 음악을 선물해 준 남자 친구는 <섬데이-김동희>라는 노래를 소개하며 선물해주었다. 그리고 저수지에 가서 자주 노래를 들려주었다. 헤드폰을 끼워주고 저수지의 물빛이 달빛으로 차오를 때쯤 예쁘고 달콤한 노래들을 자주 선물해주었다. 그 담에 만난 사람은 <사랑빛-씨엔블루>이라는 노래를 틀어주었다. ♪그대는 달빛, 밤 하늘 별빛보다 아름다워요♪ 발랄하고 경쾌한 씨엔블루의 음악이다. 그래서 길거리에서 이 노래가 나오면 그 사람이 생각나곤 했다. 어떤 이는 <걱정 말아요 그대-이적>의 곡을 공유하며, 걱정거리 많은 나의 일상을 위로해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박지윤의 <봄, 여름 그 사이에>라는 곡으로, 이 노래를 선물해준 어떤 이의 마음이 잘 잊히지 않아서 오랜 시간 많이 그리워해 본 경험이 있다.


이렇게 보면, 내 인생의 첫사랑은 누구인지 도무지 정의를 내릴 수가 없다. 만나는 순간마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의 매력이 있고, 설렘을 주었기에 늘 첫사랑이 '현재 만나는 사람'이 되었다. 시기적인 순서로 '처음'을 정할 수는 있겠지만 '첫사랑'관련 영화를 보고 나오면, 매 순간이 좋은데 도대체 누가 첫사랑인 걸까? 하는 고민을 해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좋았고 사랑했던 상대를 잊는 이별의 순간은 어느 누구보다도 힘들게 보내지만, 그 기간만을 잘 넘기면 먼저 나에게 연락을 하는 저들처럼 나는 쉽게 다시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 한번 끝난 인연에 다시 연락을 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느껴졌다. 서로가 '헤어짐'이라는 선택을 해 놓고 '시간이 흐르고 생각이 나서'라는 어쭙잖은 핑계로 과거의 우리의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멋있는 태도가 아니라고 여겨졌다.


헤어짐이 내게 남긴 것과, 냉소적인 태도로 변화게 된 이유 l 이별이 괴로워


헤어짐이 내게 남긴 것은, 감정에 대한 허무함이다. 한 때는 가장 가까웠던 사람을, 한 때는 서로의 가장 든든한 편이라고 생각된 사람을 일상 속에서 잊어낸다는 것은 사람이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 중 비교적 높은 강도의 스트레이스이고, 괴로움이 수반되는 고난도의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함께 했던 시간을 잊고, 내 일상에 파고든 그 사람들에 대한 향기와 온도를 지워내는 일이 힘들고 괴로웠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방어기제를 만들어 힘든 고난도의 작업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서 떳떳하지 않은 가면을 쓴 선수의 자세로 일관하기도 했다. 그래서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사랑에 순수해질 수 없다는 이야기와 조언이 이해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후회 없는 연애와 사랑을 비교적 만족하게 해왔으니 다음과 같은 나름의 교훈과 연애 철학도 가지게 되었다.


현재의 연애 신조는 '한번 지나간 인연은 만나지 않는다'이다. 연애의 태도 역시 '한번 지나간 인연에 다시 연락을 굳이 나서서 하지 않는다'라는 태도이다. 많은 연애의 역사를 바탕으로 견지하게 된 이러한 태도는  내가 큰 깨달음을 얻고 나면 변화하고 바뀔 수도 있겠지만 현재 변화할 의향은 제로다. 지금의 '한번 지나간 인연은 만나지 않는다'라는 신조가 정말, 그 사람이 내 인생에서 소중했고 보석 같은 다시는 찾을 수 없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인연이었다면 다시 만날 수도 있는 부분이겠지만 그러고 싶진 않다. 또, 그들이 다시 연락을 하는 것처럼 나도 잊지 못하는 누군가에는 계속적으로 연락을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기존에 갖고 있는 연애의 신조가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나는 연애에 있어서도 필로소피를 지키는 '송블맇스러운 사랑'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기에.


<Between Spring and Summer- Jiyoon Park>


오늘은 내가 오래전부터 즐겨 들었던 이 노래를 추천하며, 잘한 연애 이야기 편을 마쳐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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