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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Sep 17. 2021

세상을 표백하고 싶어요.: 글귀를 나누는 이유

[10번째분 채용마감] l 환영 및 약속의 철학에세이 송블맇 2021

세제로 말하면 표백제, 계절로 치면 새하얀 눈


블로그, 인스타그램의 글귀계정, 브런치에 좋은 글귀를 나누다보면 종종 '글을 정말 잘쓰시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듣게 된다. 원래는 '블로그'에 이미지와 트렌드, 영화와 일상이야기를 주로 올리곤 했다. 그렇다보니 브런치의 문체와 감성과는 다르게 조금 더 통통튀고 애교의 말투가 강한 글들로 작성하게 되었다. 브런치에는 나의 경험이 바탕이 된 수필에세이, 응원에세이 관련 글을 올리다보니 나의 문체가 블로그 에서와는 사뭇 다른 색깔로 변화한 것을 느끼고 있다. 둘다 매력이 있고 즐거운 작업이다. 반면, 인스타그램은 요일, 시간, 날씨에 따라서 블로그, 브런치보다도 더 통통 튀는 표현을 사용하면 반응이 좋다.


그렇게 비교적 많은 시간을 글귀나눔에 할애하는 나의 마음 속 목적,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 세상을 표백하고 싶은 나의 순수한 열망 아닐까? 좋은 말과 좋은 글에는 힘이 있다. 힘든 감정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기운이 묻어져있고, 힘들고 지친 상황에서 다시 한번 힘을 낼 수 있는 행운가루를 맞는 좋은 느낌을 준다. 그렇게 계절로 치면, 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눈 내린날의 깨끗하게 표백이 된 모습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일이 행복하다. 항상 옳은 글, 누군가의 입맛에 맞는 글, 정답처럼 쓰는 글들은 능력이 없어서 못쓰겠다. 하지만 감성을 나누는 글, 희망을 전하는 글,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 글을 쓰는건 자신있다.


만화로 말하자면 <웨딩피치>의 피치, <세일러문>의 정의의 요정


어린 시절 만화영화 <웨딩피치>를 즐겨보곤 하였다. 거기엔 세 명의 웨딩천사들이 나온다. 피치, 릴리, 데이지가 그 주인공인데 그들은 나쁜 악당에게 요술봉으로 마법을 걸어서 악당을 표백시킨다. 나쁜 마음을 가진 악당을 혼을내줘가면서(?) 착한 악당으로 표백시키는 피치, 릴리, 데이지가 멋있어보였다. 그렇게 피치가 하는 시간이면 TV앞에 엉덩이를 고정시키고 천사요정님들의 표백과정을 가깝게 지켜보곤 하였다. 그렇게 만화로 표백의 과정을 학습했던 경험이 있어서일까? 나도 <웨딩피치>의 피치처럼 요술글귀로 세상을 표백하고 싶어진 근래의 마음이다.


또 하나의 즐겨본 만화영화 <세일러문>이 있다. 우주의 달, 화성, 수성, 금성, 목성, 토성 등을 본따 만든 세일러문, 마스, 머큐리, 비너스, 주피터등의 여신님들이 나오는 만화이다. 그들은 평소에는 평상복을 입다가, 특유의 변신 장면으로 고유의 복장을 갖춘 뒤 세상에 내려온 나쁜 악당들을 물리치고 '정의'라는 이름의 표백제를 사용하였다. 그렇게 세일러문이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라는 대사가 큰 인기를 끌며 만화영화의 인기를 보여주었다. 세상의 나쁜 마음들, 나쁜 생각들을 '블리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다!'라고 속마음이 말하고 있다.


나는 때가 묻은 조금 어두워진 세상에, 일정 정도의 표백글귀를 나누고 싶은 정의의 표백작가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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