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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퀸븐니 Feb 27. 2023

조금, 지치는 날에는‥

<캥블리언니가 살아가는 법 시즌 TWO> l PinkPink.

어린 시절에 나는 친구들에게 잘 보이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은 톰과 제리처럼 만나면 으르렁거리는 가족들과의 사이도 한창 좋았을 무렵, ㅎㅎ 자주 가는 시장에 가서 예쁜 옷이나 신발 사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날들 속에서도, 유난히 특별한 날이 되면 부모님은 더 내 마음에 드는 옷을 사주었는데, 마침 수학여행 시즌에 '분홍 패딩 점퍼'가 입고 싶은 날이 있었다. 지금도 조금 가격이 나가는 당시에 브랜드를, 아빠, 엄마는 내가 여행 가는 길에 꼭 입고 싶다고 투정을 부리니까,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인데도 핑크핑크한 패딩을 사주면서 좋은 여행 시간 보내라고 배려를 해주신 기억이 있다. 당시 수학여행을 가서는, 그 좋은 기운 때문인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때 입었던 패딩은 누군가를 빌려주다가 잃어버렸지만, 나에게 소중한 추억이 있는 애착 패딩이기에 그 패딩잠바를 잃어버렸을 때 조금 슬픈 마음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고 입어도 나에게 잘 어울리는, 어린 시절에 행복한 기억이 묻어있는 그 잠바가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조금 슬픈 마음도 들기도 하는데. 그렇게 나에겐 의미가 큰 핑크 패딩. 지금도 힘든 기분이 드는 날에는, 그 핑크 패딩과의 추억을 떠올린다. 어린 시절에 잠바를 GET 하기 위해서 온갖 애교 및 뒷 구르기 앞구르기 및 조르기 권법을 쓰면서 예쁜 잠바 입고 싶어서 난리 친 그날들을 떠올리며 힘든 날들을 희석시키고자 하면서 말이다. ㅎㅎ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가질 수 있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누군가의 도움 속에서 순수하고 해맑은 날들을 보낸 시간을 떠올리면서, 과거의 큰 행복감을 상기시키며 다 커버린 현재의 날들에 '추억'이라는 향수를 찾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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