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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Oct 10. 2021

 토익은 생각보다 멋있는 시험이다.

 <송블리의 개똥철학> | 내선번호와 오징어게임

'오징어 게임과 Extention'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인기를 끌며, 한국에서도 다른 나라에서도 화제인가 보다. 하지만, 왠지 약간은 잔인해 보이기도 하는 그 게임놀이를 선뜻 틀고 시청하자니 머뭇거려지기도 한다. 오징어 게임의 예고편을 보아하니, 게임에 참가한 참가자들에게는 일련의 번호가 주어지고, 그 게임에서 승리한 사람에게 일정 정도의 보상이 주어진다는 내용이었다. 어떤 한 '소녀 캐릭터'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외치고 나서 움직이는 참가자가 있으면, 게임의 룰을 어겼으므로 그 게임에서 퇴출당하는 장면을 보고 있었는데 기분이 묘했다. 그래서, 그 오징어 게임이 조금 나의 개인적인 취향과 맞지 않아 예고편을 보며 시청을 주저하고 있는 요즘이었다. (워낙, 좀비 영화&공포영화&스릴러를 못 보는 개인적 성향이 강하기에 시청에 머뭇거리는 것을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렇지만 한번 보고 싶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을 하고, 화제가 되는 오징어 게임의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고편에서 본 오징어 게임에서 그들이 부여받은 번호를 나도 잠시 부여받기도(?)하여 새삼 반갑기도 했다. 그것은 '내선번호'라는 개념이다. 토익에서는 내선이라는 단어를 'Extention'이라고 알려준다. 이렇게 토익을 공부하면, 단순히 영어와 언어에 대한 습득뿐만이 아니라 회사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에 대한 개념과 다양한 회사의 여러 가지 상황, 회사의 일처리 과정을 알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물론, 한국기업과 외국계 기업의 문화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인 상황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또 다른 재미로 느껴지며 문화를 공부하는 시간으로도 느껴진다.) 그래서, 토익 공부를 해보면, 그렇게 조금 다양한 상황의 사례와 기업 문화를 알 수 있는 '센스'가 높아지므로 유익한 시간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회사에서 주어지는 내선은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의 게임번호 못지않은 스릴 넘치며, 책임감 넘치는 사회적 위치가 된다. 우리들은 그 자리의 어떤 책무를 다하기 위하여 온갖 신경과 노고, '정신'과 '체력'을 쏟으면서 노동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니 말이다. 생계의 유지라는 점에서, 자아실현의 장이라는 점에서 '직업', '직장', '노동'이라는 자리는 언제나 숭고하다. 그 숭고한 자리에 주어진 넘버. 내선번호. 우리에게 주어진 그 숫자에 대한 의미를 새삼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보게 되는 시점이 아닐 수가 없다. 드라마에서는 게임의 룰을 어기면 그 번호의 참가자가 사라지는 절차였다. 현실 세계에서는 그 '노동'과 '책임'이라는 사이에서 줄 타기를 하는 우리들의 번호가 사라지기도 하고, 승진하기도 하고, 옮겨지기도 하니.. 드라마를 통해서 우리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반추해보는 시간이 되니, 어찌 되었든 한번 보고 싶은 화제작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외국어 둔탱이도 매력을 느낀 '토익시험'과 시험을 준비함으로써 얻어지는 것들


 그러므로, 토익 점수란 취업 과정에서 통과의례처럼 여겨지는 일종의 스펙의 요소라기보다는, 어쩌면 우리들의 문화적 식견이 높아지고 다양한 표현의 방식을 배움으로 인한 의사소통 방식의 향상이 되는 전초전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토익이 스펙처럼 여겨지니, 그 준비하는 과정이 조금 스트레스로 다가오거나 여간, 진지한 고민거리로 다가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나 나 같은 외국어 둔탱이(?)는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싫고, 귀찮다고 생각하기에.. 그 과정이 여간 귀찮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토익'은 한 번쯤은 고득점에 도전해 보아도 좋은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앞서 말했지만, '토익'은 배우면서 지식의 Prototype이 넓혀지고 내가 몰랐던 회사의 상황, 문화, 기초적인 메일 작성법까지 영어에 대한 꿀팁이 묻어있는 시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자, 열정 리더 송블맇는 10년 전부터 꾸준히 토익에 대한 열정을 보여왔다. 원하는 회사들이 토익시험에 대한 점수를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가장 도전하기 쉽게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영어시험이 '토익시험'이었기에 쉽게 접근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990점 만점을 받기 위해서 토익을 공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앞서 말한 이유와 같은 이유에서 실천한 행동이었다. 그래서 토익과 관련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쌓였는데 언젠가는, 한번 토익시험 중간에 핸드폰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 제출을 하여 '카톡'이 도착하여 그 시험이 무효 처리가 된 적이 있었다. 문제를 풀다가 Listening만 하고 집까지 쓸쓸하게 돌아온 경험이 있었다. (또르륵 T_T) 왜 핸드폰을 껐다고 생각했는데 켜져 있었던 걸까? 상황이 원망스러웠지만 당장 급하게 점수가 필요하지는 않았으므로, 핸드폰을 끄지 않은 나를 탓하면서 아무도 원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아마, 당장 점수가 필요했다거나 나처럼 느긋한 성격의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 상황이 조금 더 원망스럽다거나 화가 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원래 성격이 느긋느긋, 느리고 누군가를 원망하지 않기 위해서 상황을 탓한다거나 관찰하고 분석하고, 현상을 해석하는 습관이 있기에 아무도 미워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 카톡을 보낸 친구가 처음에는 미워질 뻔했지만, 핸드폰을 끄지 않은 나를 더 미워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렇게, 토익 사랑을 여러 해 하다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쌓여버렸고 이제는 영어가 '공부'처럼 느껴지지는 않게 된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도, 외국어는 나에게 너무 어려운 장벽이다. 한글날 다음이라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는 정말 '한국어'가 좋다. (그리고 다음으로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가 좋다. ^o^)



우리 청춘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준비하는 영어 시험, 토익

이제는 우리도 토익점수에서 자유로워지고, 그 시험의 내용과 의미를 찬찬히 되짚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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