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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Oct 16. 2021

'허전함'에 대하여: 언제 허전해?

송블맇의 감정보고서 l 허전함이 증폭될 때

허전하다는 형용사의 사전적 의미

1. 주위에 아무것도 없어서 공허한 느낌이 있다.
2. 무엇을 잃거나 의지할 곳이 없어진 것 가이 서운한 느낌이 있다.
3. 느즈러져 안정감이 없다.

-표준국어대사전


Q. 언제 허전할까?


가을이 되고, 날이 차가워지니 왠지 계절에서 느껴지는 외로움, 센치함, 여름이 지나감에 따른 허전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오늘의 감정 주제는 '허전함'으로, 우리들이 느끼는 공허함, 외로움, 헛헛함과도 그 감정이 닮아있는 마음이 허한 느낌에 대하여 이야기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언제 허전하니?라고 질문을 한다면 일반적으로는 사전적 의미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①주위에 무언가가 없을 때 ②무엇을 잃거나 의지할 곳이 없을 때 ③느즈러져 안정감이 없을 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허전함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허전함을 느끼곤 했다. 계절의 변화가 있어 이 전의 계절의 모습이 업어졌을 때, 우리들의 요리 공간에 맛있게 음식을 해주는 소중한 가족의 모습이 없을 때, 같이 산책을 하던 상대가 없어서 홀로 그 길을 걸어볼 때 나의 감정은 '허전하다'라는 감정에 속하는 어떤 정서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 허전함의 감정이, '보고 싶다'라는 생각과 합쳐지면서 '그리움'의 정서까지 불러일으키며 지금 함께 하지 못하는 어떤 것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가 있었다.


Q. 무엇이 허전함을 증폭시킬까?


그렇다면 무엇이 허전함을 증폭시키는 것일까? 사람은 기본적으로 홀로 있을 때 외로움, 고독감, 허전함을 느끼는 듯싶다. 그리고 있어야 할 것들에 무엇인가가 없을 때, 그 허전함의 크기는 더욱 증폭되는 것 같다. 최근에 가족들이 여행을 갔지만, 나는 남아서 일정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있었다. 그렇게 홀로 집안에 있으면서 오랜 시간을 생활해야 하니 홀로 지내는 게 허전했다. 이 부엌이 그렇게 커 보이면서 원래 요리를 해주던 가족의 뒷모습이 생각나며 그 공간이 참 '허전하다'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이 부엌이 원래 이렇게 컸나? 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원래 우리 곁을 있어주던 무언가가 없어진 그 상황과 순간에 느끼는 감정. 허전함. 허전함은 이렇게 당연하게 여긴 일상에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고 있을 때 더 증폭되는 감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군중 속의 외로움처럼, '풍요 속의 허전함'이란 것도 있는 듯싶다. 있어야 할 것이 있음에도 주관적인 감정과 정서에 따라서 많은 것들이 있음에도 허전함을 느끼는 상항이 있는 것 같다. 많은 것들에서 안정감과 허전하지 않음을 느껴도 되는 상황에서도, 어떤 개인적인 정서에 따라서는 그 순간이 허전한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서, 필자는 과거 대학에서 치러지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공부하던 중에 시험을 치르고 나면, 성취감, 안정감, 뿌듯함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학업에 집중하고 임하였지만 그 시험이라는 순간 온갖 지식을 쏟고, 열정을 쏟고 나와 집을 돌아가는 길은, '허전함'과 '쓸쓸함', '공허함'이 들었다. 열정적이고 바쁜 일상 속, 함께 공부할 친구들과 장소들이 많은 시간이었지만 '허전함'이 드니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다음과 같은 생각에서 허전함과 헛헛함이 들었던 것 같다.


 이 짧은 순간을 위해서 그 한 학기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건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바쁘고 풍요로운 일상 속이지만 나의 노력이 짧은 순간에 평가되는 그 과정의 끝에서 허전함을 느꼈다.


Q. 허전함을 달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l 허전함의 감정을 잘 사용하는 현명한 감정 소비법


'허전함'이라는 감정은 어떤 점에서는 한번 느껴볼 만한 감정이고, 허전함으로 인하여 느낀 깨달음으로 인하여 우리들의 인생을 재정비하고 소중한 것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감정이므로 고마운 감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중한 일상이 채워준 것에 대한 부재와 허전함을 느끼면서 역으로 우리에게 소중한 것들과, 소중한 일상들을 깨닫게 해 주니 말이다. 하지만 너무 오랜 기간 '허전함'이라는 감정을 느끼면, 쓸쓸함, 외로움, 고독감과 이어져 '사회성'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너무 오랜 기간, 많은 것들에 '허전함'을 느끼면 허무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게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우리에게 허전함을 주는 다양한 상황에서 그 요인들을 잘 살펴보고, 그 허전함이 주는 긍정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즐기며 그 감정을 오롯이 느껴보아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그 '허전함'이 주는 씁쓸함과 헛헛함도 큰 부분이기에 허전함을 달래는 방법을 만들어 놓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허전함을 불러오는 요소는 어떤 것들에 대한 존재의 부재가 일반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먼저 어떤 것의 부재가 주는 허전함을 음미해보고, 다음으로 그 빈자리가 나에게 주었던 의미를 곱씹고 감상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만드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빈자리가 주는 시간을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혹은 다른 것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허전함이 주는 공허함을 메워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떤 것의 부재로 혼자가 되어가며 느끼는 것들은, 허전함의 감정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그 시간 자체로 말미암아 깨달아지는 어떤 것들로 인해서 우리가 성숙하고 성장하게 될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의미에서 허전함은, 상실과 부재 그리고 결핍에서 오는 것으로써 우리들에게 이전보다 삶을 더욱 바쁘게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 허전함을 달래보고자 시도한 노력들로 또 다른 발전적인 나의 모습과 사회의 모습을 만들 수 있는 건강한 감정일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에게 쓴맛과 단맛을 골고루 선사하는 감정 '허전함'이라는 감정. 그동안 허전함이라는 감정은 조금 나쁘게만 그려진 것은 아니었을까?



어린 시절에는 '허전함'이 주는 시간과 그 고독을 참아내는 게 정말 힘든 적도 있었다.

이제는 그 외로움과 허전함을 조금 즐기며 삶의 반동을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 '허전함'을 음미하며 우리의 삶 속에서 존재하는 소중한 것들에 의미를 다시 한번 느껴보자!


-송블맇의 감정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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