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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Oct 26. 2021

졸릴때 써지는 글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이다.

송블맇의 개똥철학 | 정말 피곤한데, 왜 글이 써지지?

"아, 진짜 너무너무 피곤해.."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일상에 지쳐있기도 하고, 뭔가 잠을 달달하게 많이 잤음에도 정말 몸이 늘어지면서 피곤한 기분이 든다. 춘곤증은 봄이라는 계절을 빌려 변명할 수도 있지만, 이 가을날의 졸림은 추곤증이란 말이더냐..? 정말 밥을 먹고 나면 졸리고, 먼 산을 바라보고 있더라도 졸리니.. 눈이 반쯤 감겨 포켓몬스터 캐릭터 중 '잠만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날들이다. 피곤함을 달래보고자 영양제도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챙겨 먹고, 가벼운 산책과 평소에 좋아하는 취미들로 스트레스 관리를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피곤증은 좀처럼 쉽게 가시지는 않을 것 같다.


이렇게 피곤한 와중에서도 멈추지 않는 행동들이 있으니 그중 몇 가지를 나열하자면 사진 찍기, 글쓰기, 노래 듣기가 그중에 하나다. 먼저 사진은, 아름답고 멋진 풍경, 그날의 먹은 음식들과 만난 장소들, 일어났던 행복한 일들과 관련한 시간과 공간을 담는다. 다음으로 글쓰기인데, 정말 피곤한 와중에서도 약간의 높은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글쓰기가 나의 활력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피곤한 와중에서도 글을 쓰는 나를 보니 뭔가 대단히 할 말이 많았던 필력 요정임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그다음으로 글을 모두 마무리하면 잔잔한 노래 듣기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렇게 나름의 취미의 커리큐럼을 만드니, 스트레스가 풀리고 하루의 일과가 더욱 풍요로워진 느낌이 든다.


그러니, 생각해보면 이렇게 피곤한데도 노트북, 혹은 펜을 들고 있으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정말 하고싶은 말이 있는 상태가 아닐까? 물론 컨디션이 좋은 날에 써지는 글들은 쓰는 사람도 기분이 좋고 읽는 사람도 잘 읽히는 글들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피곤할 때 쓰는 글은 쓰는 사람은 정말 무언가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쓰는 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독자를 고려하여 가독성이 높은 글과 재미있고 양질의 글을 작성해야 하는 약간의 의무도 있지만 말이다.) 피곤해서 쓰는 글, 졸린 상태에서도 쓰고 싶은 글이 있다는 것. 아마도 그건 누군가가 내 글, 이야기를 보고 나의 이야기에 조금은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들어있지는 않을까? 생각해보며 개똥 요정의 이야기를 마쳐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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