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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Oct 31. 2021

이색적인 쉼, (Vely Life)

송블맇의 개똥철학 | 쉬면서, 과제하기

며칠 전, 지인의 대학원 토론 주제에 대하여 논할 기회가 있었다. 잘 아는 주제이면 나의 생각이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잘 정리해서 전달해주면 되는 부탁이었다. 나도 보통, 과제를 할 때 잘 생각이 안 나면 친구들에게 가볍게 물어보거나 초기 기획 단계에서 개요를 잘 잡기 위하여 이 사람, 저 사람의 생각과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고 글을 작성한 경험이 있다. 그렇다. 초기 기획이 언뜻 보기에는 짧아 보이는 과정이지만 이 과정에서 나오는 생각들이 글의 대대적인 기둥이 되는 경우가 많기에. 나는 이 과정이 중요하면서도 재미있는 절차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침대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서, 주제에 대한 다채로운 생각과 의견을 말하고 전달하다 보니 뭔가 부탁, 혹은 가벼운 기획을 침대에서 하고 있다는 생각에 뭔가 짜릿하고도 즐거운 기분이 드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였다. 과거에 과제를 한다거나, 무언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때에는 도서관이나 노트북 앞에서 머리를 싸매가면서 고민했다면 최근에는 이렇게 휴식 시간이나, 이동 시간에 쉬거나 무언가를 볼 때 어떤 기획이나 창작이 더 잘 되는 기분이 든다. (남의 과제라고 침대에서 생각한 건 아니다...;) 나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여러 가지 미래 계획, 빨리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들, 집중하고 있는 어떤 과업에 대해서는 이렇게 빗겨서기의 미학으로 쉬는 날들에 하나, 둘 처리하는 경향이 생겼다.


이는 스트레스는 더 이상 받으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겠다는 나의 생존본능이 만든 하나의 관습이기도 하겠다. 나는 언제부턴가, 무슨 일들을 선택하거나 고민을 할 때 과도한 불안과 염려로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를 미리 받거나, 마음속에 쌓아두면서 답답한 기분에 휩 싸이 곤 했다.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고착화되어 삶의 질을 떨어트리게 되었다. 물론 나의 삶에 중대한 고민, 결정, 미래계획에 있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정신건강을 해치면서까지 고민하고 불안해한다면 이는 역으로 내가 최고의 선택과 삶을 살자고 모든 인생의 순간을 즐기지 못한 채로, 고민만 안 고사는 꼴이 되는 것이니 '누구나 이만한 고민은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삶에 대한 집념과 과도한 욕심은 버린 채 즐기며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나의 인생의 태도가

이색적인 쉼을 만들었다.

'침대 위에서 과제하기'


이러한 행위를 통해, 연습해보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 아니었을까?


강박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여유를 갖는 것.

행복을 위해 자유로움을 허락해 보는 것.

습관에 변주를 주어 리프레쉬를 해 보는 것.


(지인의 과제에 대한 의견은 도움이 될만한,

신박한 아이디어였다고 칭찬을 받았다는 후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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