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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Nov 01. 2021

그런데 난 왜 배가 고플까?

송블맇의 짧글에세이 | 눈치 없이 위는, 음식을 원했다.

 집에 있을 시간이 많아졌을 때의 일이다. 시도 때도 없이 냉장고 문을 열어대고, 배달 어플이나 음식 배송 어플을 뒤지면서 나의 입맛을 달래주기 위하여 메뉴를 고르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아무리 맛있는 것을 먹어도 또 먹고 싶고, 분명 음식을 먹었는 대도 한 시간 뒤면 배가 헛헛해져서 냉장고 앞에 지속적으로 드나들고 있으니 내가 생각해도 이 횟수가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느껴졌다. 무엇을 먹어도 자꾸 배가 고프고, 원하는 순간 먹지 않으면 기분도 우울해지고 이렇게 '음식'을 원하는 나의 심리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상대적으로 만남이 적어진 시간 속에서, 나는 '음식'을 통하여 그 사회적인 욕구와 심심함을 달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물론, 원래도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 좋은 곳을 선호하기에 맛집 블로그를 운영해왔던 점도 있지만 요즘의 음식을 찾는 나의 갈망은 그 이전의 무엇과는 다른 색깔의 갈망이었다. 사회적 분위기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다대다의 만남을 자제하도록 권유하고 있기에 만남이 줄어진 감도 있고, 또 이전보다는 성숙해진 나이가 되었기에 과거보다 친구들이나 많은 만남이 어려워진 상황적 시기도 겹쳐 아마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져가는 시기에 내가 '음식'으로 그 그리움을 달래보고 이겨내고 있었던 것 같다.



눈치 없는 위는, 그렇게 냉장고 앞에서 주인에게 자신에게 맛있는 음식을 빨리 충전해달라고 요구한다.

나는, 사람이 좋은 만큼 앞으로는 더 많고 다양한 음식을 먹는 '대식가'의 면모를 발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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