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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Nov 07. 2021

'너 생각보다 순수해'

송블맇의 짧글에세이 l 내가 그럼 사악하기만 하니?

조카와 노는 시간이 많아진 블리 l 아가와 놀면서, 드는 나의 느낌


나는, '아이'를 나아서 기르는 엄마로서의 모습을 생각해 본적이 적다. 있기는 해도, 조금 이기적인 말이지만 '나의 삶, 나의 모습, 나의 존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였고, 가정적인 엄마의 모습보다 사회적인 나의 모습과 나의 활동들에 더 관심이 많은 조금 이기적인 성향이 많은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런데, 그런 내가 나도 원치 않게.. 하지만 매우 감사하게도 '이모'라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브런치에서도 자주 언급한 '뚜뚜'라는 조카의 존재. 이 아이를 안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나의 가장 행복했던 설렌 시절이 생각난다. 이 조카의 집이 서울과 조금은 가깝기도 하고, 이 아이를 안아줄 때마다 이상하게 나의 대학시절, 혹은 20대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스쳐 지나가면서 아이를 안고 있는 그 이상의 느낌을 전해주는 이상한 감정 체험을 하게 되었다.


이 아이가 나에게 말하는 것들, 표현하는 것들 역시 그리 단순하지 않다. 나의 메이크업이 번져있으면 아직 세 살도 채 되지 않은 그 아이가 얼굴을 손짓하면서 이모의 망가진 메이크업을 수정시켜준다. 자신에게 너무 집중을 해서 이모가 지쳐있는 것 같으면, 먹고 있는 간식을 양보하면서 힘들어하지 말라고 위로해준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아주 작은 아이에게도 이러한, 이모를 위한 순수한 마음이 느껴지는데 나는.. 너무 계산적으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그렇게 아이의 손짓, 발짓에 따라 대화를 하고 아이의 마음의 소리가 나에게 전해지는 대로 대화를 하니, 옆에서 보고 있는 가족들은 "네가 이렇게 순수한 사람일 줄은 몰랐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악마같이 사악한 블리 이모를,

조금이라도 순수한 천사 이모로 만들어줘서 고마워.


-2021.11월 겨울 같은 가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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