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와 연애

내가 좋아하는 사람 vs 나를 좋아하는 사람.

위의 드라마를 보면, 네 명의 남녀 배우가 나온다. 로운(채현승 역), 현욱(이재신 역), 진아(윤송아 역), 주빈(이효주 역)이다. 송아와 재신이 원래 사내 연애를 하고 있었는데, 현승이 우연한 계기로 재신(송아의 남자친구)이 효주와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알고 보니 효주가 재신과의 만남을 강력하게 원해서, 재신의 입장에서는 막무가내 공주님 효주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던 것이고, 재신의 마음은 송아에게 있었다. 남자 친구 재신이 본의 아닌 양다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송아는 괴롭기만 한데, 그 와중에 현승은 송아에게 말한다.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자신을 만나보라는 적극적인 대시다.

얽히고설킨 드라마의 관계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송아는 자신을 좋아하는 현승을 처음에는 다가오지 못하게 한다. 반면, 효주는 자신이 좋아하는 재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며 사랑을 고백한다. 비교적 간단하게 둘의 상황을 정리하자면, 송아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고민하는 내용이고 효주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고민한다는 내용이다. 관계에 있어서, 참 재미있는 문제. 연애를 시작 할 때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냐 혹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냐는 양자택일의 질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모험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을 것이다. 호감에 대하여 감사함을 느끼거나, 연애에 대하여 안정적인 성향을 가진 소유자라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할 것 같기도 하다. 운이 좋은 사람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내가 좋아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어찌되었건 호감을 가지고 둘이 연애를 시작할 수 있으면 그 자체로 축복인 것이다.

 (안물안궁문단) 개인적으로는, 10대에는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나도 좋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나를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더 많이 선호했다. 그래서 이주빈 배우가 연기한 '효주'의 입장에서 드라마를 많이 보았던 것 같다. 나는 좋은데 상대방은 재신처럼 무뚝뚝한 반응을 보이면 떨떠름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효주'역에 더 많은 응원을 했던 것 같다. 현승, 송아와 재신, 효주의 다양한 감정선이 아름다운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를 정주행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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