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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Feb 20. 2022

시간을 돌이켜 주세요.

<송블리의 개똥철학> | 돌아갈 순 없겠지

나는, 20대 이후부터 줄 곧, 나의 이미지를 어떤 틀에 맞추어 가꾸어왔던 것 같다. 나보다 조금 앞서간 선배들의 발자취, 성과, 행적들을 보면서 조금은 그들을 닮아가보려고 따라해보기도 하고 남모르는 노력도 많이 해보았기에 어느정도 내가 유도하고 싶었던 이미지와 목표를 이룬 적도 많이 있었던 편이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과정에서 실패도 많이 겪었다. 정말 눈에서 피눈물이 난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어이 없는 상황 속에서도 홀로 견뎌내야 했었고, 원하는 바들이 뜻대로 이루어지기는 커녕 한꺼번에 버거운 일들이 터지기도 했으니, 이럴 때에는 이미지고 나발이고, 나의 마음을 추스리기에도 바쁜 날들이었다.

그렇게, 작고 작은 마음이 어느 새 제법 성장하여 이제는 입은 가리고, 조금은 점잖게 슬픔을 감내하게 되었다. 슬픔이 컸던 만큼, 반대로 내가 봐도 잘한듯 한 성공과 성취도 많이 있었기에 지금 생각해보면 인생은 참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욕심을 지나치게 부리지 않고 살았더라면 좋았지 않았을까에 대한 생각도 든다.

지나온 나의 삶을 찬찬히 생각해보면, 어떤 틀에 갇혀서 조금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미지에 갇혀서, 고정관념에 갇혀서, 어떤 틀에 스스로를 가둔 채로 그렇게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 나는 자유롭게 살 것이다. 나를 틀에서 꺼내어 살 것이다라는, 뻔한 공식을 내는 답을 내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지금 느끼는 것들은 그 내가만든 기준이나 틀에 그렇게 얽매이지 않았어도 되었는데, 왜 그렇게 집착을 하며 살아왔지?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곧 죽어도 내 철학이, 내 소신이, 내 목표만이 맞다고 생각해오면 앞만 보고 주변 사람의 말에도 잘 귀 기울이지 않았던 고집을 부리던 어린 나의 모습이 스쳐지나가면서 말이다.

그러니까, 나는 요즘 20대 초반으로 돌아가서 인생을 다시 살고 싶다. 이렇게, 열심히 쌓아 온 삶도 좋지만, 불도저 같이 나의 생각만 맞다고, 직진만 해온 내 삶을 다시 돌이켜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기 시작한 건, 지금은 그 때 처럼 철없는 도전이나 꿈을 꿀 수는 없는 현실에 접어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야기를 하면, 재미없는 누군가는 '과거는 과거일 뿐, 현재에 집중하면서 사세요'라는 조언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말 돌아갈 수만 있다면 돌아가보고 싶다. 돌아가서, 내 고정관념에 나를 스스로 가두었던 모든 것들을 타파해보고, 도전해보고 더 멋지게 다시 한번 살아보고 싶은 것은 반대로 내가 삶에 대한 열정이 강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송블리의 개똥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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