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오너라, <도리화가>의 소리꾼

사랑, 사랑, 내 사랑이라.

by 외강내강송븐니

■키워드-소리꾼


조선시대 최초 여류 명장의 소리꾼을 그린 영화가 있다. 2015년 개봉한 <도리화가>. '도리화'는 복숭아꽃과 자두꽃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시대는 흥선대원군의 섭정 시대로 대외적으로는 1866년 병인양요와 1871년 신미양요 사건을 겪어, 위정척사비를 세워 '양비침범비전즉화주화매국'이라는 정신을 표명하였다. 서양 세력의 침략을 경계하고,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쇄국정책을 표방한 흥선대원군 시대에 과연 여류 명장이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를 해보며, 영화 <도리화가>를 감상해보았다.

<도리화가 스틸컷>

신재효(류승룡)의 소리를 듣고, 자신도 소리꾼이 되고자 하는 진채선(배수지)의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그려지는 영화이다. 신재효 스승은 채선(수지)이 여자라는 이유로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하지만, 채선은 자신이 소리를 하겠다고 말한다. '도리화'처럼 활짝 피어 나비를 불러오겠다는 그녀의 선전포고에서 당돌한 의지가 느껴진다. 기생이 아닌 소리꾼으로서의 여자의 모습을 꿈꿨던 진채선(수지). 그녀는 사람의 감정과 심금을 울리는 탁월한 감정선을 지닌 예술인이었는데, 그녀의 노력과 끈기는 당대의 넘지 못할 '성별'이라는 벽을 허물 수 있었을까.


한편, [스포 주의] 채선을 키우려는 신재효(류승룡)에게 흥선대원군은 서학을 비유하며, 예수와 베드로의 관계처럼, 네가 그녀의 예수이고 채선은 베드로인지를 물으며 현실적인 한계를 강력하게 말해주는데. 스승의 죽음을 돌이키고자 나선 제자 채선(수지)의 소리를 듣게 된 흥선대원군은 이내 마음을 바꿔 낙성연에서 장원을 하라고 기회를 주게 된다.

<도리화가 스틸컷>


그렇게 낙성연에서 관객들을 울리는 소리를 내게 되자, 흥선대원군은 채선(수지)을 궁에 두려고 하는데, 스승은 이런 결정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다. 채선(수지) 역시 오랫동안 사제지간의 정을 나누며 살아온 스승을 떠나자니 이내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자식이 부모를 떠나 독립해야 하는 시기가 오듯, 채선도 스승을 떠나 이제 자신의 거처가 좀 더 명확해진 상황을 받아들여야겠다. 영화 속 채선(수지)은 그렇게 궁에서 스승을 그리워하며 이내 편지도 곧 잘 적어 내려가기도 하였다. 스승 역시 도리화가를 쓰며, 채선(수지)을 생각하는데 그 내용을 보면 잔잔한 여운이 있어 독자들과 나누어보고자 한다.


[영화 속, 재효(성룡)가 채선을 생각하며]


스물네 번 바람 불어

봄이 되니 도화는 곱게 불고

오얏꽃이 보기 조흔 범나븨는 너울너울

날아든다


구경가세 구경가세

도리화 구경가세


<도리화가>



동리 신재효 (1812-1884)는 조선 후기 판소리 연출가이자 지도자였다.

동리 정사라는 판소리 학당에서 수많은 명창들을 키워냈으며,

대원군의 지원 아래, 떠돌던 광대소리를 정리하고 판소리 여섯 마당을 체계화했다.



신재효의 제자 진채선 (1847-?)은 1867년 경복궁 낙성연에 올라,

조선 최초의 여류 명창이 되었다.

대령 기생으로 살다 대원군 실각 이후 그 행방이 묘연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마지막 내용 중 신재효와 진채선의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