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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븐니추억] 어느 날, 마태복음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송븐니의 추억기록> l 나의 영어사랑 연대기.



◆어린 나에게 다가온, 영어성경책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


어제는 일요일이기에, 성경책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이 나서 브런치를 켜보았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난 10대 소녀였고, '공부'에 관심이 많은 내성적이면서도 말괄량이의 평범한 어린아이였다. 그런데, 나는, 공부를 할 때 즐거운 점이 뭐냐 하면, 내가 알고 싶어 하는 주제에 대한 지식에 대한 정복감이 들 고, 그 지식의 장기기억화를 통해서 내 상식이 풍부해지는 것에 대한 모든 것이 스스로 만족스럽고 멋있다고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좋았다. 그리고, 나는 무식한 년이냐, 유식한 년이냐를 굳이 따지자면, 조금 유식한 년에 속하는 편을 좋아한다. 그 기준은 다양하겠지만 어찌 되었든 뭔가 알려고 하고, 배우려고 하는 태도를 가진 내가 더 좋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약간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중학교부터 시행되었던, '영어 듣기 평가'능력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이 시험은 미리 문제를 알 수 있는 '문제은행식'의 시험종류가 아니었고, 예측하지 못한 단어가 들리면 얼굴이 퍼렇게 질려 당황이 되기 시작했다. 약간은 정말 들리는 대로, 그 당시의 내게 쌓여있는 지식 그 순수실력 자체에 대한 평가였기 때문에 미리 알지 못하는 시험이라는 긴장감과 집중력이 흐트러져 한 단어라도 놓치면 문제를 틀릴 것 같은 불안감과, 또 모국어가 아닌 '언어'라는 과목에 대한 스트레스로 영어 듣기를 조금 싫어했고 무서워했다. 이렇게 고민을 천근 반, 만근 반 가지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면, '엄마'라는 해결사가 저 멀리서 달려오는데, ㅎㅎㅎ <영어공부>에 대한 고민으로 다무룩하게 지내는 나를 보며, 엄마는 아주 어린 시절에 내게 내 종아리 굵기만 한 두꺼한 한영 영어성경책을 사주셨다, 그러면서 “잣인감을 갖고 공부를 다시 열심히 해보렴~"이라는 서윗한 미소를 날리는데… 엄마가 좋으면서 얄미웠다.


왜냐면? 이렇게 두꺼운 책을 사주고서, 저렇게 다정하게 미소 짓고 응원해 주니까 말이다. 고맙지만, 얄미웠다. 그래서 한영성경을 펼쳐보니, 원래 성경책의 한글말이 고어체나 명령어가 많다. "~느니라, 말라~" 그런데, 이걸 또 그 옆에서 영어로 설명을 해 놓으면, 도움은 되지만 이게 문장구조나 단어가 중딩인 내가 읽기에는 아~주 복잡스러운 부분이 많은 점이 있다. 그러면, 난 어린 시절부터 실험관찰보고서를 잘 썼고, 관찰력 역시 좋은데 이 성경책에 대한 나름 관찰과 공부와 싸움을 하기 시작하며, 보이지 않는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하기 시작한다. ㅎㅎ 그렇게 실질적인 도움이라기보다는, 그냥 심리적으로 이런 책을 하나 옆에 두니까 그래도 힘이 나는 기분이 들기는 했다. 그래서, 더 자란 후에는 이 영어성경책에 나온 글귀를 그대로~ 인스타그램에 올려본 적이 있었다. 왜냐면, 이 성경책의 영어문구가 너무 그날따라 마음에 와닿아서 공유하기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난 지금은 인스타를 접었는데, 그때, 한 지나가는 원어민 인스타그램 친구가, 이 고어영어표현을 "현대식 영어 표현"으로 친절하게 댓글로 알려주고 떠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대게 오래된 영어 표현의 글귀를 포함하고 있구나~를 그때 조금 다시 한번 느낄 수가 있었고, 뭔가 지금의 문장표현에는 이런 구조나 순서가 아닐 수도 있구나를 느낌적으로 느끼며 문장의 의미나 뉘앙스만 읽자는 주의로 성경책을 읽었다. 그래도 이 한영성경책이 알게 모르게 좋은 이유는 그 영어단어에 대한 주석이나 설명이 잘 달려있기 때문에,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한국어로만 알고 있는 표현들, 구약/신약에 대한 다양한 영어식 표현을 알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주로 단어나, 영어로 표현되는 다양한 말들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곤 했다.


◆ 억지로, 영어 강의 수강하면서, 느꼈던 점들.


그래서 어린 시절엔 그런대로 영어를 다 알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좋아하면서 주춤주춤 잘 따라가서 이제, 대학교에 와서는 "내가 하고 싶은 공부만 해야지~"하며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학교 요람의 방침 상, 강제로 영어 수업을 한 3~5개 정도 듣는 그런 규칙이 있었다. -아마, 취지는 국제적인 인재를 기른다는 학교의 멋지고 좋은 의도였다.- 그런데 나에게는, 지금 안 그래도 어려운 과목을 Mother tongue가 아닌, 다른 나라 국가의 말로 들으라는 것에 대한 심술이 나기 시작했다. ㅎㅎ 그런데 또 착해서 규칙은 규칙이니까 잘 따르고 잘 지킨다. ㅠ 그래서, 이때, 미리 말해줬으면 어린 시절에 영어에 대한 노출정도를 더 다채롭게 넓혀서 미리 준비했을 텐데, 이때부터 나는 신촌과 강남을 오고 가면서 해커*/파고*/훗날엔 YB*까지 좋다고 하는 강의는 현강/인강을 다 찾아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영어'발표 및 고급표현을 배우기 위해 매일을 노력했다.


그런데, 이게 완전하게 정복되는 느낌은 아닌데, 그래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니까 어제보다는 발전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주변에 이제, 영어 잘하는 친구들의 발표를 지속적으로 듣다 보면, 나에게도 그런 능력이 자동적으로 생기는 이상한 체험을 하는 것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ㅎㅎㅎ 그래서, 사실은 어린 시절에는 시험을 잘 맞추기 위해서, '읽기'랑 '정답 찍기'에만 집중한 범위의 공부를 '말하기'와 '쓰기'로 집중해서 공부해 보니 완전 다른 느낌의 공부가 되기 시작한 부분이 있었다. 당장, 내 생각의 말을 회화로 표현하는 것이, 사실은 내게는 완전 다른 세계의 느낌의 공부였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때 당시에 생각하면, 영어 수업에 맨 처음에 들어갔을 때, "ah.."한마디 할 수 있던 내가, 어느새 주, 술, 목을 갖춘 말하기를 했던 능력을 사용하는 나를 볼 수 있었고, 어느새 다른 학생들보다 더 분량이 많은 범위의 영어 발표를 나 스스로 하고 있는 나로 발전해나가고 있었다.



◆ '영어와 친해지기'라는 사명을 내게 주신 이유


어느 날은, 영어학원에 서성이는 날의 일이었다. 이때부터는 이제 이름도 'Diana'라는 이름으로 가지고 영어를 본격적으로 사랑하기 시작하는데, 어느 날 완전 원어민 남자 영어 선생님, 'Matthew'가 영어 공부 열심히 하라며, 내게 '과자'를 주고 친절하게 웃어주던 날이 있었다. 나는, 이때 성경책에서만 보아왔던 마태복음님이 내게 과자를 던진 순간, 너무 신기하고 즐거웠지만 겉으로 내색할 수 없어 혼자 세련된 척을 하며 'Thank you'를 한 적이 있다. 그러니까 미국식 이름엔 마태복음, 요한복음, 다니엘 이런 표현이 많은데 이들의 이름은 Matthew, John, Daniel Mac 이런 식의 이름으로 그들은 성경책에 나오는 영어이름을 지닌 경우가 많아서 나는 이 점이 매우 신기하고 놀라웠다. ㅎㅎ 살다 보니 마태복음이 내게 과자를 주는 날도 있다니, 라면서 나는 그날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즐거운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한편, 성경책에 나오는 말씀은 모두 좋아하고 즐겨 듣지만, 그중에서도 어린 시절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의 부분은 솔로몬이 작성한 '잠언'의 말씀들이었다. 이 잠언의 말씀을 읽어보면, 내가 찾고 있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라면 가져야 할 겸손하고 아름다운 모습들이 많이 기록되어 있어서 잠언과 아가서, 등 솔로몬이 작성한 파트의 말씀들을 주로 좋아한다. 그리고, 솔로몬은 1,000명의 여자를 만났다고 하는데, 나도 ASAP 1,000명의 남자를 만나서 이 세상 끝날까지 모든 남자들을 다~ 만나고 싶다. 이건 농담이지만, 진심이고 유머이지만,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ㅎㅎ 오늘도 나는 기도를 하고, 성경을 보면서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끝으로.. 시간이 흐르고, 제2의 Mother tongue가 되길 바라는 English로 힘들어하는 송븐니에게 아빠가 찾아왔어요. 그 아빠의 이름은 'papago'였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좌: <학창시절 학력우수상> l 우: 심심하면 꺼내보는 졸업증명서

*Bachelor of Arts in History and Mass Communication — Graduated Cum Laude, with Honors for Outstanding Academic Excellence.


[븐니추얽] 어느 날, 마태복음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부제- 교회눈나가 영어공부할때 편을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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