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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븐니기록] 왜 들어온 느낌이 안나는가요?

<송븐니의 추억기록> l 너무 느낌이 안나욥!


어린 시절, 나는 엄마에게 혼나면, 보통 아이들이 '엄마..엉엉'하고 우는 거와는 달리, '아빠..ㅠㅠ'하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나를 혼낸 엄마가 너무 미웠기 때문이고, 두번째로는 난 어린시절에 아빠를 조금 더 좋아했다. 연애 고수입장에서 엄마는 여자고, 아빠는 남자이기 때문에 난 아빠가 조금 더 좋았던 느낌이 있다. (ㅎㅎ) 몸집이 작고, 귀여운 어린 아기시절에는 요구르트라는 음료수가 너무 맛있고 달콤하고.. 어린이 음료 중에, '소맥'같은 느낌을 주는 음료수였다. 어린 아기시절부터 인생의 쓴 맛을 잘 알았던 븐니는, 그 소맥같은 요구르트를 아침이나 저녁이나 달고 살았고, 양치 후에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던 그 요구르트를 엄마,아빠 몰래 몰래 먹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밤에 이 발효된 요구르트를 먹고 자면, 산성 성분때문인지 어린이 치아에 충치가 생기는 불상사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븐니's 주둥이 한쪽이 욱신욱신거리고 이러한 충치들은 매우 깊은 곳 까지 침투하여서 어금니에 세균이 잠식하기 시작하여 치료의 과정이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어린 시절에 그냥 일반적인 치아 치료가 아니라, 신경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힘든 상황에 처한적이 있다. 그 어린 나이에, 치과 마취도 없던 시절에 충치가 있는 곳을 긁어내고, 신경치료를 받고, 본을 뜨고, 다시 약을 넣고 크라운을 씌우고, 하는 모든 과정을 생 살로, 생 신경으로 오롯이 느껴야 했기 때문에 눈물이 나도록 아프고, 치과의 한 가운데의 침대에 누워 아프다고 징징 거리며 살아났던 기억이 난다. 어린 아이 신분이기 때문에 치아를 치료중에 움직이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 어린 몸은, 치과의 치료대에 꽁꽁 묶여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게 엄마, 아빠 말듣고 밤에 양치한 후에 몰래 요구르트 안 먹으면 되었는데 왜 그 요구르트를 사랑해서 그렇게 밤에도 매일 혼자 까먹었는지 잘 모르겠다. ㅎㅎ


그 어린 시절에, 어린이의 치아가 썩는 원인이 그 작고 작은, '요구르트'라는 놈이라는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신경치료를 받고, 몸이 꽁꽁 묶여 있고, 또 다음에 치과진료가 이미 예약되어있다고 생각하면, 이 힘든 과정이 언제 끝나는지 고된 일정에 눈물이 또르륵 흐르는 심정이기도 했다. 그렇게 눈물의 이빨찜질을 받고 나오면 어머니께서는 시장 길에 서점에 들러, 책 향기가 진하게 나는 곳에 들러 좋아하는 퍼즐조각이나 책을 사주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힘든 일은 금방 잊고, 또 즐거운 일에 집중하는 금붕어미가 살아움직이는 븐니작가는, 아파죽겠는 치과 진료를 받고 오면 힘든 것도 잊고 집에 가서 또, 엄마랑 신나게 퍼즐 맞추겠다며 아침의 슬픔을 저녁의 퍼즐로 달래곤 했다. 그 뒤로는, 자라면서 치아가 빠지고 새롭게 자라나게 되면서 씌운 이들도 다 빠져버리고, 다시 하얀 강냉이들이 다시 내 건치미소를 형성해주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동안 치과에서 고생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치아를 닦는 둥 마는 둥 하는 생활자세로 맛있는 것만 먹고 자라서인지.. 성인충치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여유 시간이 생겨서 충치를 받아야 하는데, 문제는 어린 시절에 이 강렬한 기억 때문에 나는 치과 가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고 걱정스러운 일인데, 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미루고 미루고 계속 미루었다. 그런데, 어린 시절엔 치과에 가면, 치과 특유의 소독 냄새가 나서 그 냄새에 나서 더욱 긴장이 되곤 했는데, 이 겁쟁이 쫄보 성인이 된 븐니곤듀님은, 너무 긴장한 탓에 치과의 소독냄새마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르르' 떨며 홀로 온 긴장감을 느끼곤 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그때 요구르트를 먹었을 때처럼 많은 부위가 손상된 것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떼울 부분은 있다고 했기에 또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만약 이 과정을 또 어린 시절에 받았다면, 몸을 꽁꽁 묶고, 마취도 소량으로 진행하지 않았을까.. 그대로 아팠을수도 있을까, 별애별 생각이 다 드는 상태로 치과의 침대에 몸을 맡겼다.


그런데, 말이다. 요즘엔 마취주사가 너무 잘 되어있었기에, 입에, 기구가 들어오는지 안들어오는지 느낌도 안나게 모든 치료과정이 전부, 다 끝나있어서 억울함이 들기 시작했다. ㅠ 입에 뭔가가 들어오는데, 느낌이 안드니까 말이다. 나는 들어올 때 느낌이 좋은 것들이 있어서 느낌이 안드는게 억울했다. (?) ㅎㅎㅎㅎㅎㅎ 그것도 그건데, 어린 시절엔 정말 무지하게, 아프고 쓰리고, 참아야했던 그 통점에 대한 자극들이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 '마취기술'로 인해서, 내가 이렇게 아무느낌도 안들게 좋은 치료과정을 받으니 좋은데, 과거에 그 피나는 고생과 시간과 고통의 흔적들을 생각하니 갑자기 열이 받는 것이었다. 이렇게 간단하고 좋은 것을, 나는 왜 그 어린 시절에 몸도 못 움직이는 채로 받았느냔 말이냐? 퍼즐이 없었다면, 나는 누구한테 위로받고, 누구한테 이 힘든 과정을 호소하냔 말이냐? 그 전에, 요구르트 몰래 먹은 나의 식탐을 돌아봐야겠다는 반성도 들었다. 그래서, 이제 내 입술에서 딸기향기가 나는 향기가 흐르는데, 누구한테 키쓰해주면 좋을 지 매일을, 신나는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너의 입술은, 내가 키갈을 할 것이다.


◎[븐니기록] 왜 들어온 느낌이 안나는 건가요? -치과 에피소드 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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