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븐니기록] 밋밋한 출근길 아침에 즐거웠던 일

<송븐니의 추억기록> l 아침에 뭘했느냐???


올 해 눈이 꽤 자주 내렸던 만큼, 작년 겨울의 출근 길이 유난히 춥고 힘들었던 시절이 떠올라 이번 글은, 출근길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작성해보고자 한다. 때는, 바야흐로 븐니언니가 이립에 들어서고 이제어른의 무게로 사회생활을 처리하려고 하던 무렵 그 즈음의 겨울이다. 20대에, 열정과 즐거움이 넘실 거렸던 순수했던 븐니 언니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30대의 븐니언니의 얼굴에는, 어쩐지 '찌뿌둥함'이 새겨져 인생이 약간은, '권태롭다'라고 느껴질 무렵의 일이었다. 권태롭고, 좋아하는 취미를 가져도, 좋아하는 사람과 연락이 이어져도, 그저 그만그만한 즐거움으로 무엇을 해도 '크게 즐겁다, 행복하다'라는 감정이 무뎌져가는 그야말로 번-아웃에 가까운 일상의 지루함이 반복되는 가운데, 유일한 즐거움이라고 한다면, 아침의 길고 즐비한 차들의 정렬 속에서 들리는, '라디오 한 줄의 음악소리'라는 것이었다.


오늘도, 또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무슨 행복한 일이 생길까~?'에 대한 기대보다, '어떤 그지 같은 일이 생길까...'라는 걱정과 함께 시작하는 일상의 권태로움 속에서, 차 안에서 들리는, 김영철의 개그감 충만한 SBS 파워 FM 107.7 MHz 라디오로, 그 멘트를 듣고 있자니, '오늘 절대 안 웃어야지...' 했는데, 너무 주접을 떠는 그 라디오 멘트에, 나도 모르게, '푸하핡ㅎㅎㅎ'이라고 웃고 있자니, '아.. 진짜 안 웃으려고 했는데 웃었어...'라면서 라디오 기싸움에서 그만 지고 마는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니까 그 일상의 쌓이고 쌓인 많은 권태로움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 굳이 하고 싶지는 않은- 사회인이기에 책임감으로 해야 하는 그 많은 일들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마음 한 구석에, 나도 모르게 '웃음꽃'이라는 기운이 들어와 버리니, 출근을 하자마자 또, '아... 오늘도 한번, 이웃들을 위해 즐거움의 에너지를 전달해 볼까?'하고 싶게 만드는, 그런 프로그램으로 다가왔다.


너무 일상이 권태로운 날들에, '해야만 하는 일들'에만 나 자신을 몰입시키게 되는 날들이 오는데, 그렇게 내 인생의 행복과 기쁨이 메말라가는 '사막'과도 같은 날들의 시간이 되면 나는 문득 인생의 열심히 살다가도, '퍽이나 고되구나'라는 고단한 감정을 느끼곤 하게 된다. 사람이, 메마른 날 들 속에서, '해야만 하는 일들'에 대한 것들에만 집중을 하게 되다 보면, 일종의 정서와 영감의 영역이 화석화되어 무엇을 해도 밋밋한 좀비 상태가 되는 순간이 오게 된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그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내 일상에 대한 환멸이 느껴지는 회의감을 느껴본 적이 있다. 메마른 이 일상 속에서, 아무리 앞으로 달려보아도 도저히 새로운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 그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는 듯한 지루하고 고루한 일상 속에서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일들은, 이렇게 작은 행복과 감사에 다시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는 것들 뿐이었다.


그렇게 작은 행복과 나의 삶의 감사거리를 찾아보니, 아침 출근시간엔 이러한 행복들이 있었다. 나는, 삶을 살면서 십수 년 동안, 작은 교통사고 한번 난적이 없이 정말 안전한 출근길 속에서, 이 세상의 출근길들을 대체적으로 안전하게 완수했다는 행복과 감사가 있었다. 또, 힘이 들어서 웃음이 나지 않는 그 출근길 속에서도, 라디오 한 줄 말귀에 귀를 기울이며, '사람의 말과 소식'에 함께 웃고 힘을 낼 줄 아는 사려 깊은 태도가 있다는 것 역시 알 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또, 생각보다 나는, 무료하고 지루한 일상 속에서도 나 자신의 마음을 잘 인지하고, 스스로 타이르며 보상해 줄 줄 아는 방법을 터득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 역시 알았다. ㅎㅎ 영원해 보이는 것 같은 권태의 순간도, 언젠가 그 끝을 보이듯이, 나의 고루하고 지루한 번 아웃의 시기도 이렇게 말없이 훌쩍 넘기게 되었으니, 지금도 가끔 무언가에 대한 지루함이 들면, 마음을 천천히 읽어낸 뒤에 새로운 '감각'과 '보상'으로 마음을 달래주려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니, 내 마음은 아마도 주인을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그 당시, 라디오에서 자주 들려오던 라디오 노래는,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악뮤의 곡이었다. 그래서 가끔, 이 노래가 TV 속에서 흘러나올 때마다, '나 그 시절에 정말 일상의 모든 것이 권태로웠는데...ㅎㅎㅎ, 정말 지루한 시간들이었지, 힘든 시간이었는데'하면서 노래를 다시 한번 음미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한번 더 노래의 가사말과 멜로디를 청취해 보면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이 노래가, 단조로운 그 일상 속에서, 그 힘든 권태로운 순간에 어찌나 큰 힘을 주었던가... 하면서, 이 노래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을 때는, '모두 다, 살아내는 과정의 일부였구나'하는 인생의 깨달음으로, 또 다른 인생의 침체가 와도 한번 더 그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면, 나를 잘 달래야겠노라라고 다짐을 하게 된다는 그런 일화가 생각나 오늘의 글을 적어보게 되었다. '삶을 아주 사랑하는 븐니에게도, 인생의 권태로움은 어쩔 수가 없이 다가온다 ^^'


※[븐니기록] 밋밋한, 출근길 아침에 즐거웠던 일, 에피소드 편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