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븐니소설 <동급생의 질투> l 채경이에게 DM 답장을 받다.
◎7화, 완벽한 아이의 옆에서- 채경이를 따라하는 걸, 들켜버린 지민. (나)
그날 밤이었다. 나는 채경이를 따라하면서 변화하게 된 나의 야무진 모습,
나의 몰랐었던 당당한 모습을 알아낸 그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느껴졌다.
비록, 누군가의 뒷 그림자를 좆고 있는 수준밖에는 안되지만,
그래도 그녀를 닮아가는 나의 모습에, 인정을 받는 나의 모습이 나는 꽤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마음 속에 만족감이 차오를 수록, '채경이의 모습'을 더욱 닮아가고 싶었다.
이런 생각이 내 머리를 지배하다보니, 책상에서는 도무지 공부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방 안은 어둡고, 책상 위 스탠드 조명만 희미하게 켜져, '나의 궁금함'이 누군가의 SNS를 두드릴 때, 비로소 사건은 터지게 되었다.
나는 수학 문제집을 펼쳐두고 있었지만, 시선은 문제 위에 있지 않았다.
휴대폰 화면.
채경이의 인별그램.
프로필 사진은 햇살 아래에서 찍은 듯한 셀카였다.
눈부신 갈색 눈동자에 예쁘게 웃는 채경이의 미소.
은은한 코랄빛 입술, 검정 긴 생머리의 반묶음 머리.
웃음을 지을 때, 눈이 살짝 접히는 각도까지 완벽했다.
나는 이미 그녀의 피드를 아래로 끝까지 내려본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위로 올렸다가,
다시 아래로 내렸다.
이미, 100명이 넘게 클릭해버린, 좋아요 수.
댓글을 단 아이들, 그녀의 팔로워 친구들.
“채경이 오늘도 예뻐.♡”
“역시 분위기 장인.”
내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화면을 확대했다.
그녀의 눈동자.
입꼬리.
귀에 걸린 작은 진주 귀걸이.
이건 어디 브랜드지?
나는 화면을 캡처했고, 자주 확대했다.
그리고 저장 폴더를 열었다.
[채경 스타일링 폴더]
그 폴더 안에는 이미
카디건 사진, 가방 사진, 숙제 진도표, 채경이의 학원 시간표까지
정리되어 있었다.
심장이 묘하게 빨리 뛰었다.
이건 단순한 구경이 아니었다.
분석이었다. 나는 채경이의 피드를 계속 구경하며 온 집중을 쏟았다.
‘왜 이 사진은 좋아요가 많을까?’
‘이 각도 때문일까? 조명 때문일까? 핫플레이스라서?’
‘이 날 댓글이 유난히 많은 이유는 뭘까...?’
나는 마치 연구자처럼 그녀의 게시물을 해부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톡.
메시지 알림이 떴다.
심장이 순간 멎었다.
“…뭐지?”
나는 조심스럽게 DM 메시지를 열었다.
[채경]: “지민아, 아직 안 자?”
나는 잠시 멈칫했다.
[지민]: “어, 아직. 왜?”
답장을 보내고 다시 피드를 내렸다.
그러다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프로필 상단, '올 해부터, 스토리 확인 목록 명단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인별그램의 정책이 바뀌어, 누가 피드를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한 해가 되었다.
[채경의 피드 알림]:
“지민님이 회원님의 스토리를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지민님이 회원님의 사진을 캡쳐했습니다."
라고 안내는 전송되었고, 그 전송도 모르고 채경이의 모든 것을 분석했던 나는, 그 순간 손이 굳어버리게 되었다.
스토리 조회 목록.
나는 오늘 그녀의 스토리를 다섯 번이나 눌렀다.
처음엔 무심코,
그 다음엔 캡처하려고,
그 다음엔 다시 확대해서.
그때 또 메시지가 왔다.
[채경]: “지민아.”
이번엔 짧았다.
[채경]: “내 스토리랑 피드를 왜 그렇게 자세하게 보는거야??”
나는 그동안 보았던 내 기록이 채경이에게 전달이 되었을 까봐 심장이 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손끝이 차가워졌다.
나는 급히 휴대폰을 뒤집었다.
마치 그녀가 이 방 안 어딘가에서 나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순간적으로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아무 답변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화면을 켰다.
도망칠 수 없었다. 그리고 다시 침착한 대답을 이어갔다.
[지민]: “…무슨 소리야? 그냥 잠깐 본 거지 ㅎㅎ”
나는 최대한 가볍게 답했다.
채경이 말투처럼.
[지민]: “ㅎ.ㅎ”
하지만 이번엔 어쩐지, 바로 답이 오지 않았다.
1분.
3분.
7분.
그 사이에도 나는 또 다시 그녀의 프로필을 눌렀다.
습관처럼, 원래 피드를 보던 그 모습 그대로 말이다.
그 순간.
[채경]: “지민아.”
낯익은 목소리가 방 안에서 들린 듯했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들었다.
아무도 없었다.
그때 또 메시지가 왔다.
[채경]: “지금도 보고 있지?”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렀다.
나는 급히 앱을 종료했다.
하지만 이미 늦은 것 같았다.
[채경]: “다른 친구들보다는, 너가 빈도수가 높게 자주 방문해서.”
이번 메시지는 길었다.
[채경]: “내가 뭘 입는지, 어디 가는지, 누구랑 있는지.
무슨 기록을 남기는지, 그걸 니가 다 알고 싶어?”
손이 떨렸다.
화면 속 활자들이 마치 나를 노려보는 것 같았다.
나는 겨우 답장을 쳤다.
[지민]: “아니야. 그냥… 난 너랑 가까워진 친구라고 생각해서, 너의 피드가 예뻐서.”
잠시 후, 답장이 도착했다.
[채경]: “ 지민아, 친구는 그렇게 분석 안 해.”
그 문장을 보는 순간, 가슴이 세게 조여왔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메시지가 도착했다.
[채경]: “지민아, 오랫동안 나도 고민해왔는데... 너, 나 따라오는 거 멈춰.”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빠졌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내가 학원을 바꾼 것도.
같은 카페에 간 것도.
점심시간에 그녀 자리 근처에 앉는 것도.
모두.
[채경]: “너 요즘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것 같아.”
마지막 메시지였다.
나는 거울을 바라봤다.
반묶음 머리.
코랄빛 입술.
파스텔 가디건.
이건… 나인가? 채경이인건가?
그 순간 또 알림이 울렸다.
★인별그램: [채경님이 회원님을 차단했습니다.]
화면이 하얗게 변했다.
프로필 사진이 사라졌다.
게시물도, 스토리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텅 빈 화면.
나는 그 자리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처음으로 온라인에서, 그녀를 볼 수 없게 된 순간이 되었고,
채경이의 처음으로 본 냉정하고 차가운 모습에 마음이 슬프고, 편치 않은 밤이 되었다.
물론 그녀를 따라하고 질투했지만, 그녀를 닮고 싶고 좋아했던 마음도 같이 공존했기에
채경이가 내게 차가운 말을 던졌을 때 내 마음은 불편한 유리조각을 맞은 듯,
쓰라리고 불편하고 미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당황스러움이 가득한 상태가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이제 가까워진 친구라고 여겨진 그녀가 내 앞에서 사라진 순간을 마주하니,
앞으로 반에서 채경이를 어떻게 마주할지에 대한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어쩌면, 채경이는 그 미묘한 변화를 모두 다 감지하고, 느끼고 있었다는 걸,
내가 그녀를 따라서 바꾼 모든 동선들을, 그녀는 이미 '친구 이상'의 감정으로 내가 다가가고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심각하게 느껴왔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러자, 나는, 더욱 긴장이 되고 잠이 오질 않기 시작했다.
채경이에게 미안한 마음.
채경이에게 선을 넘어 다가가려고 했던 마음.
채경이를 질투했던 나의 마음.
채경이의 일상을 모두 다 내가 분석하려고 했던 마음.
휴대폰 화면에 비친 내 얼굴이
방향을 잃어 울고 있는 슬픈 어린 아이의 얼굴처럼,
어둡고 슬프게 흔들리고 있었다.
*ⓒ소설 <동급생의 질투>이야기는 송븐니 작가의 Ai 창작물이오니, 참고부탁드립니다.
-소설기획: 송븐니 작가 l Story 확장: 생성형 Ai 도움 l 최종각색 및 편집: 송븐니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