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ZCF 블로그에서 스케일 AI의 창업자 알렉산더 왕의 글을 읽게 되었다(원문). 다시 생각을 다잡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글이었다. 핵심은 두가지 질문에서 비롯된다. 그 질문에 대해 고민하면서 지금 현재 내 상황에 대해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했다.
알렉산더 왕은 우리 회사가 스펙이 되는 순간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얘기한다. 회사가 커지고, 성장할수록 본질이 아닌 브랜드, 몰입이 아닌 회사 타이틀을 얻기 위한 사람들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과연 나는 회사에서 사용자, 고객들에게 주고 있는 가치,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얼마나 공감하고 몰입하고 있을까?
입사를 준비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회사에 들어가고자 했던 이유는 흥미로운 도메인, 주니어로써 얻기 어려운 경험 정도였다. 회사의 미션과 문제 의식에 대해 정말 마음 깊이 공감했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쉬이 대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글을 읽고 난 이후 일을 하는 목적이 단순한 성장이나 경험 축적에 머무르게 된다면 진짜 의미 있는 일을, 깊이 있게 해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일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라는 목표와도 멀어질 것이다. 적어도 회사에 머무르는 동안,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료들과 함께 하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왜 이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지, 진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자각하고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내가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일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스스로도 회사를 스펙이나 단순히 생계의 수단 정도로 생각하고 다음 회사를 선택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일하는 이유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하고 나 나름의 답을 내릴 정도가 된다면 보수, 복지 혜택, 스펙을 넘어서 본질적인 기준으로 회사를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교수법 전문가인 켄 베인 교수는 ‘우리가 왜 공부하는지 고찰하는 게 제대로 된 공부의 시작’이라고 이야기한다. 본질적인 내적 동기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뻔한 이야기, 많이 들어본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베인 교수가 발견한 최고의 학생들은 이미 아래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내 역할은 무엇인가?
인생에서 10% 정도를 차지하는 학생 시절 동안에도 저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과연 절반 이상의 시간을 쏟는 '일'을 할 때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을까?
회사를 고를 때에는 연봉, 복지, 문화, 위치, 심지어는 후기까지 수많은 요인들과 조건들을 따지고 고민하고 있음에도 내 인생을 어느 방향으로 향하게 할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심지어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인생에 대해서 절실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알렉산더 왕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인터뷰에서 일시적으로 열정을 연기하고, 열의를 포장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과거에 어떤 것에든 몰입해보지 않았다면 scale에서 몰입할 것이라고 믿는 것도 위험한 배팅이다.' 결국 일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람의 삶의 태도와 근간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물론 몰입하는 시간과 절실함이 비례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말 진심이라면, 절실하다면 무슨 일에든지 시간과 노력을 쏟아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왕의 말을 빌리자면 몰입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그렇게 한다(For an obsessed person, it's always worth it.)
나는 내가 궁극적으로 인생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누구에게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나? 나는 지금 내가 무엇에 절실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가?
회사의 미션, 문제 의식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좋은 리더와 동료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일과 삶을 분리하는 것이 행복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답은 없다. 항상 몰입하는 것도 쉽지많은 않고, 몰입할 대상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결국 내가 누구와 일하고, 어떤 것을 위해 일하고, 어떤 제품을 만들고, 누구와 일하고,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내 선택과 고민이 판가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과 일에 대한 절실함과 진심은 결국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할 것이고, 그 질문에 내가 올바르게 답하기 위한 노력과 몰입만이 나를 절실한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