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엄마의 길 찾기 프로젝트
올봄부터 브런치에 영국 교육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한다. 제도 교육부터 해서 가정교육이나 훈육 방법 등 영국의 학교와 가정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가르치는지 쓸 것이다. 정보를 수집하고, 취재와 설문조사를 하고 필요하면 엄마들이나 교육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아볼 작정이다. 이곳에 산 지 3년째이지만 모르는 부분이 아직 많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는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을 것 같다.
누군가 이걸 왜 하냐고 물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이를 키우는 일에 정답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것만 달달 외우고 실천하면 되니까. 하지만 그런 건 없다. 불안했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 나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 어쩌지. 내가 뭘 더 해야 했던 건 아닐까. 아이들의 인생에 내 영향이 크다는 사실이 가끔 벅차게 느껴질 때도 있다. 좋은 엄마는 둘째치고 최소 나쁜 엄마는 되지 말아야 할 텐데.
다양한 사례를 찾아보고 싶었다.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던 한국적인 방법 외에 다른 육아법은 뭐가 있을까. 대체 다른 사람들은 아이를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키우나. 육아에 좀 느긋해지는 길이 있기는 한 걸까. 영국에 살고 있으니 영국 엄마들과 제도 교육에게 물어보려는 것이다. 더불어 이곳에 사는 한국 엄마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며 길을 찾아보련다.
환경과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영국의 교육 이야기가 꼭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한 번 들어보고 싶다. 배울만한 게 있으면 배우고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면 “그들은 그렇구나”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다. 이른바 취사선택! 내 아이에게는 도움이 안 되더라도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아들‧딸에게는 효과적일 수도 있으니 공유하고 싶다. 나처럼 갈 길을 몰라 종종 헤매는 엄마들을 위해서다.
그러니까 영국 교육 이야기 연재는 영국의 교육을 한국에 소개하는 동시에 나 자신에게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 같다. 아이를 잘 키우는 법을 고민하고 내 마음을 다독이는 길 말이다. 일명 좌충우돌 얼렁뚱땅 엄마의 길 찾기 프로젝트다. 겸사겸사 영어공부도 하고 영국 문화도 익히고. 일석삼조라고 해두자.
처음에는 제도 교육 이야기를 빼려고 했었다. 다른 나라의 멋진 교육 시스템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우리나라에게는 머나먼 이야기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하여 절망감을 안겨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민 가라고?” 이런 결론이 나면 곤란하니까. 하지만 마음을 바꿨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 혹은 그들의 지인 중 훗날 한국 교육의 제도를 바꾸는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보는 우선 많이 퍼트려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자 그럼 이제 시작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