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글음 Oct 27. 2023

쓸모없는 것에 대하여

미니멀리스트의 쓸모

쓸모라는 단어를 사람에게 갖다 붙이고 싶지 않다. 우리는 모두 사랑받아 마땅하고 딱히 쓸모를 따질 필요도 없다. 쓸모란 얼마나 주관적인가. 철수에게 있던 누군가의 쓸모가 영희에겐 없을 수가 있다. 사람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지 쓰임이 있나 없나로 따질 수 없는, 아예 레벨이 다른 존재라는 거다.  


하지만 물건에는 붙여본다. 이 역시 상대적인 것이라 나에게 쓸모 있는 물건이 쟤한테는 하등 가치가 없는 물건일 수 있다. 옛날엔 잘 썼지만 이제 필요가 없어진 것도 있다. 처음부터 쓸데없는 물건을 사들이는 실수를 범했을 수도 있다.  


그럴 땐 정리를 해야 한다. 버리든 나누든 팔든 기부하든 정리를 하여 공간을 만들고 필요한 사람에게 가게끔 하는 것이 옳다. 나에게는 없던 쓸모를 돌리고 돌려 너의 쓸모로 만들어 내는 것은 멋진 일이다.  


테이블과 장난감 등을 팔고, 옷을 몇 보따리 기부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며 좋은 점 중 하나는 계속하여 물건의 쓸모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정리가 마냥 쉬운 건 아니다. 필요가 없어도 추억이 들었다거나 귀찮으면 계속 쟁이고 사는 게 편하다. 관성의 법칙은 생각보다 견고하다. 


마음을 먹고 힘을 내어 물건을 정리해 나간다. 여러 정리 컨설턴트가 조언하길 물건을 버릴 때에도 의식을 치루라고 한다. 그것들에 감사인사를 하라는 것이다. 그동안 나를 위해 애써줘서 고마웠다, 우리 집에 와서 수고했다, 다른 집에 가면 실컷 사랑받으렴 인사를 하며 이별을 한다. 


다짐도 한다. 쓸데없는 물건은 사지 않겠다고. 원 플러스 원에 눈이 멀어 생각 없이 구매하지 않겠다고. 다른 이에게도 함부로 예쁜 쓰레기가 될 물건은 선물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한다. 


일이나 인간관계의 쓸모를 생각한다. 나의 건강을 해치는 일은 그만두기로 한다. 나의 정신을 갉아먹는 관계는 정리하는 게 맞다. 이 또한 쉬운 건 아니다. 여러 사람이 얽혀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 역시 마음을 먹고 힘을 내어 정리해 나가려 한다. 


심플하게 살고 싶다. 




글쓰기로 우주 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갑니다. 이번 달 주제는 <쓸모>입니다.  


팀라이트가 뭐 하는 곳이냐면

→ 팀라이트 소개


매주 금요일 작가들의 시선이 담긴 레터를 받아보고 싶다면 

→ 팀라이트 뉴스레터 정기구독


팀라이트와 인스타그램으로 소통을 원한다면 

→ 팀라이트 인스타그램


팀라이트 작가들의 다양한 글을 모아 보고 싶다면 

→ 팀라이트 공동 매거진 구독


놀면 뭐 쓰니 - 인사이트 나이트 오픈 채팅방 

→ 팀라이트 인나 놀아방


매거진의 이전글 맛있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