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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글음 Jan 06. 2024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찍다니요

새해 계획 자동 확정

제목 그대로랍니다. 작년 말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찍고 좌절 중이에요. ㅠㅠ


그 과정을 따라가 보면 어이없이 미니멀리즘이란 단어와 맞닥뜨려서 환장하겠어요. 이 좋은 단어를 알고 이것저것 시도하던 차에 욕망을 줄이면 행복의 지수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게 발단이었죠.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새뮤얼슨이 ‘행복= 소비/욕망’이라는 행복 지수 공식을 만들었잖아요. 그 공식에 따르면 욕망이 같을 때는 소비가 커질수록, 소비가 같을 때는 욕망이 적을수록 행복이 커지니까 저는 욕망을 줄여보기로 한 거죠. 


그래서 작년 9월 한 달간 술을 안 마시기로 결심했어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첫 일주일은 힘들었는데 이후로는 할만하데요? 문제는 따로 있었어요. 술을 끊으니 밤마다 입이 심심한 저는 각종 주정부리를 하게 되었고 야식으로 라면을 끓여 먹으면서도 뿌듯해했었지요. 술은 안 마시니까요. 


그 결과는? 두둥! 살면서 가장 묵직한 체중을 갖게 된 40대 아짐이 되었답니다. 집안 살림을 정리하여 제 몸에 갖다 붙인 꼴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실까요. 그래도 나름 귀여운 아줌마 아니냐며 늙어가는 저를 위로하며 살았는데 살이 찌니 어쩔 도리가 없데요. 되게 못생겨지고 있어요. 


재작년 어느 날 미니멀리스트 선언을 하고 난 뒤 집안 정리를 하며 가장 어려울 거라 생각했던 건 책 정리였어요. 그 소중한 걸 어째 정리하누! 그러나 현실은 달랐어요. 냉장고 미니멀리즘은 여전히 실패에 실패를 거듭 중이랍니다. 


그렇다고 쌓아 놨다가 버리는 건 없는데 냉장고며 찬장이며 각종 식재료에 소스류, 면류 등이 가득해요. 먹는 것에서만큼은 한 치의 양보도 어렵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답니다. 


그리하여 올해 세운 계획은,


냉장고 미니멀리즘! 


사실 잘 먹고 튼튼하기만 하다면 과체중 정도는 눈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요즘 건강에 이상신호가 생겼어요. 워낙 루푸스라는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데다가 일자목에 목디스크 끼가 있기에 자주 목이 뻐근한데 목 이물감마저 심해졌어요. 


2019년에 목이물감으로 시작된 여러 증상들 탓에 건강염려증을 달고 살다가 공황장애까지 겪은 과거를 떠올리니 다신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미니멀리스트로서 식재료 관리도 두 팔 걷어붙이고 제대로 하면서 제 건강은 스스로 지키려고 해요.  


나이를 먹어가며 "건강이 중요하지!"라는 말을 자주  달고 살았어요. 근데 실천할 여유가 없었어요. 할 일은 늘 많았고 (하고 싶은 일도 수백 가지) 바쁘다는 말만 달고 살았고요. 강아지가 있어서 하루 30분에서 1시간가량 산책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곤 했는데 이제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요. 


일단 먹거리부터 차근차근 바꾸어 보려고 해요. 책 좋아하는 저는 책부터 뒤적였지요. <밀리의 서재> 정기 구독자이기에 그곳에서 <환자 혁명>,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 책 3권을 골라 담았어요. 건강 관리도 글로 깨우쳐 가며 실천하려고요. ^^



제가 계획하고 있는 것은 이렇습니다. 


1. 건강&음식 관련 책 읽고 공부하기 

2. 하나씩 시도하며 건강한 밥상 차리기

3. 먹는 양 자체를 줄이기 - 소식하기

4. 쟁여놓고 사는 재료들 줄이기


성공하든 실패하든 가끔씩 과정을 공유하겠습니다. (이래 놓고 망하면 엄청 부끄럽겠죠? ^^) 


물론, 이건 가장 중요한 목표로 정한 것이고 앞으로도 일상생활에서의 집 정리나 삶의 철학으로서의 미니멀리즘도 계속해나갈 계획입니다. 저는 <글루틴>이라는 글쓰기 모임에 속해 있는데요, 거기서 만나 뵌 자인림 작가님이 이런 표현을 쓰셨어요. 


"노력하는 게으름"


삶의 속도를 늦추고 생각하며 찬찬히 가기 위해 게을러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만난 표현이라 몹시 와닿더라고요. 여태까지는 너무 바쁘게 살았으니 게으름도 노력하며 살아 보겠습니다. 소식하며 건강 챙기면서요. 이상 미니멀리스트 2년 차의 새해 소망이었습니다. 




* 오늘 저녁엔 남편이 샐러드와 연어구이와 견과류, 올리브오일을 곁들인 지중해 스타일(?)로 차려줘서 먹었는데 맛도 있으면서 몸이 가볍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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