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정아은
작년 말 출간기획서를 만들어 샘플원고 4편과 함께 출판사에 투고 이메일을 보냈다. 12월 19일에 보냈는데 아직까지 묵묵부답인 걸 보면 까인 게 확실하다! 2020년부터 다채로운 출간기획서를 보내 봤기에 거절 메일도 여러 번 받아 왔다. 상처받진 않는다. 거절당하는 게 기본값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어제, 작년 내내 붙잡고 있던 원고가 '밀리의 서재'에서 '밀리 오리지널'로 책이 되어 나왔다.
2023년에 읽기 시작했던 정아은 작가의 글쓰기 관련 책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를 오늘 다 읽었다. 한 편의 출간 기획서를 거절당하고 나의 두 번째 단독 저서를 출간한 시점에 말이다.
세상에. 글쓰기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게 될 줄이야. 그렇다고 펑펑 운 것은 아니지만 3부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하여 티슈를 뽑아 안경 아래 두 눈두덩이를 찍어내게 되었다.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가 책 한 권을 출간 한 뒤, 다른 책을 내기 위해 출판사에 투고를 했다가 거절 메일을 받으며 벌어지는 심경이 매우 생생하게 그려진 데다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써놔서 울다가 웃다가 난리 부르스를 추며 읽어 내려갔다.
앞부분에 나온 장르별 글쓰기 팁에 관한 부분도 좋았지만 뒷부분 작가의 경험담을 풀어낸 글을 읽으니 그 어떤 것보다 솔직함이 글의 생명이자 무기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혹평에 대처하는 작가의 자세나 페이스북에서 일어났던 싸움 구경 등 무척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아 몰입해서 읽었다.
나도 언젠가는 정아은 작가처럼 다양한 편집자들을 만나 격렬하게 논쟁하며 책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이제 출간기획서와 샘플원고를 다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