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가 떨어지자 작은 불행들이 순서에 맞춰 하나둘씩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파도타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파도: 어느 날 밤운전을 하는데 자동차 전조등 중 하향등이 꺼져 안개등으로만 운전을 해야 했다. 전기 배선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정비소에 예약했더니 며칠 뒤에 오라고 해서 밤 운전을 못하게 되었다.
두 번째 파도: 운영하던 핸드메이드 숍 매출이 떨어졌다. 올해 들어 알고리즘이 바뀌면서 미국고객들에게 내 제품 노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먹고사는데 문제가 생겼다.
세 번째 파도: 한국에서 영국으로 송금하던 시스템이 먹통이다. 2주째 송금을 못 받고 있다. 카드값 갚아야 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역시 먹고사는데 문제가 생겼다 2.
네 번째 파도: 노트북, 아이패드에서 브런치에 접속하면 '좋아요'도 못 누르고 댓글도 안 보이며 달지도 못한다. 다행히 휴대폰으로는 되지만 작은 화면으로 댓글달기가 익숙하지가 않다. 컴퓨터로 댓글을 모아서 썼다가 이메일로 보낸 뒤 휴대폰으로 가서 컨추롤 C + 컨추롤 V를 해서 단다. 귀찮다. 카카오에 문의 중이다.
다섯 번째 파도: 요즘 다락에서 어떤 생명체가 뭘 갉아먹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쥐가 들어온 것 같다. 좌절이다.
하나씩 보면 분명 작은 일인데 한꺼번에 다가오니 정신을 못 차리겠다. 나한테 도대체 왜 이래!! 를 외치고 싶다. 그래도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는 책에서 마크 멘슨은 "인생은 어차피 고통의 연속"이라고 하지 않았나. 삶이란, 그래, 이 맛이야! 영수야, 얘 영수야~~~~
다가온 파도를 피하지 않겠다. 그 위에 내가 올라탈 것이다. 누가 이기나 어디 한번 해보자! 책 읽고 사는 보람이 불행 앞에서 한껏 돋보인다. 마지막으로 그래서 말씀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