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문학 최고봉
바야흐로 서점가는 헤밍웨이 홍수의 시대를 맞이하였다. 왜? 저작권료가 풀렸기에...이유야 어쨌든 독자로서 그의 작품을 다양한 해석본으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기만 하다.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가 아마 초등학교 6학년. 그땐 이 책의 의미도 줄거리조차도 관심이 없었다. 그냥 읽으라니깐.... 읽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후엔 멋으로 읽었다. 참, 그러고 보면 문학도 어쩜 한 인간의 백그라운드 즉 보여주기 위한 장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저버릴 수가 없다. 난 나를 위해서 소설을 읽기도 하지만, 남들에게 보이는 나의 지적 수준을 위해 읽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어쨌든 개인사는 이쯤에서 접어두고...
이 책... 아니 이 소설... 희대의 지식인들이 두 손 들어 찬양했다는 이 위대한 소설에 대해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해, 헤밍웨이 자체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된 계기가 대학 1학년 때 필독서로 이 소설을 다시 집어 든 바로 그때였다. 정말이지 교정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나 촌스럽게 느껴졌는지... 내 얼굴이 다 화끈거릴 정도였다. 진짜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속으로 이걸... 문학이랍시고 헤밍웨이 헤밍웨이 하나? 싶었다. 뭐 지금이야 왜 그런 건방진 생각을 감히 했었는지조차 도통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쨌든 그때는 그랬다.
그러다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노인과 바다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나는 헤밍웨이 전집을 구입했다. 결국 이렇게 이 책을 다시 집어 들기까지 나에게 헤밍웨이라는 작가는 미국인들이 좋아라 하는 혹은 잘났다고 뽀대고 싶은 지식인들이 좋아라 하는 작가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쯤에서... 고전이 왜 고전인가는 어느 시대를 넘어 어느 장소에서 읽어도 그 감동과 내용이 전혀 예스럽지 않은 그리고 때마다 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그래서 영원히 전해질 수밖에 없는 세기의 보물들을 가리켜 고전이라 칭하는 것일 테다. 바로, 그 단순하고도 명확한 진리를 노인과 바다가 증명했다.
누구에게? 나란 인간에게....
나란 인간은 정말이지 헤밍웨이 자체에 대해 의심을 했었고 반 헤밍웨이 주의자의 극우세력과도 같았던 사람이었는데, 이 소설 하나가 거의 헤밍웨이를 교주님 모시듯 찬양하게끔 하는 신자로 만들어버렸다.
왜???
그건 나도 모른다. 나도 왜 내가 갑자기 20살 때와는 정반대의 감정을 언 8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이 책을 읽고 아주 가슴 아린 감동을 받았는지 설명할 수는 없다. 아마 그게 위대한 작가들만이 지닌 마법의 힘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이 책의 가치를 이제야 알게 된 나지만, 지금이라도 알았기에 내 남은 생애는 좀 더 뭐할까... 평온함을 가지고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고 해야 되나? 이 책의 핵심은 허무주의를 벗어난 도의 개념을 깨닫게 하는 하여튼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내가 이 책을 다시 읽기 전만 해도 고전 중에 최고는 위대한 유산이다 싶었는데, 지금은 바뀌었다. 노인과 바다로.
만약, 인간이 살면서 단 한 권의 책만 읽고 저승으로 가야 한다면 난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읽고 가라고 권하겠다. 그러니 읽어 보라!!! 한번 읽어 감흥이 오지 않는다면 백번이고 천 번이고 읽어라. 죽기 전에는 이 위대하고도 고귀한 소설이 모자란 인간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지 알게 될 것이다. 노장사상 소용없다.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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