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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녜 Dec 11. 2017

[여행기]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호텔까지

20171207-20171210 방콕

오기 전, 방콕 여행 후기를 보면 다들 태국 오면 유심카드를 사고, 우버앱을 받아 우버를 타더라. 하지만 너무나도 게으른 나는 그것조차 할 수 없었다. 얼마 더 들던, 그냥 로밍해가고 택시를 타는 걸로 마음을 정했다.

방콕 공항에서 택시를 타러 가려면 arrival 층에서 한 층 내려가야 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층 내려가면 public taxi 라고 적힌 방향안내판이 있다. 블로그에서 분명 번호표를 뽑아야 된다고 했는데, 하며 실내에서 두리번거리며 바깥으로 나갔다. 번호표 발급기는 바깥에 있었다. 택시 타는 줄이 short distance, regular taxi, large taxi (밴 정도의 사이즈)로 나뉘어 있고, 나는 레귤러로 들어갔다. 가면 번호표 기계가 있고, 그냥 버튼을 하나 누르면 번호표가 나온다. (그런데 그렇게 간단한 기능을 하는 것 치고 너무 크다… 왜 굳이..?) 그러면 그 번호에 맞는 위치의 택시를 타면 된다.

Taxi 번호판 받는 기계.


첫 번째 신기했던 점. 태국도 차선과 운전석이 우리나라와 반대다.

택시에 탔다. 한국에서 타던 대로 오른쪽 뒷좌석에 앉았는데, 당황했다. 운전석이 오른쪽이었다. 씰룩대며 자리를 왼쪽으로 옮겼다. 블로그에서는 하이웨이 말고 그냥으로 미터기 찍고 가달라고 해야 한다던데, 귀찮았다. 기사님이 하이웨이?라고 물어봐서 예스 하고 말았다 그냥 귀찮아서. 공항에서 빠져나오는 고속도로에서는 톨비를 두 번 낸다. 한 번은 25밧, 또 한 번은 50밧. 누구는 내릴 때 한꺼번에 줬다는데, 아저씨가 그때그때 달라기에 그냥 줬다. 뭐 어뗘, 이러나저러나. 첫 번째 톨게이트 지나고는 아저씨가 쏘리 토일렛, 하더니 차를 길가에 세웠다. 아이 스탑 미터 오케이? 해서 얼떨결에 또 오케이. 이 아저씨 이상한 사람인 거 아니겠지, 하면서 조금 불안했지만 고속도로에서 뭐 어쩌겠나, 싶어 기다렸다. 금세 다녀온 아저씨는 땡큐, 하더니 미터기를 다시 켜서 보여주고 오케이? 굿? 하고 출발했다.



두 번째 신기했던 점. 태국 택시는 색깔이 가지각색이다.

공항에서 빠져나오는 고속도로 모양새는 어느 나라나 비슷한가 보다. 하긴, 시끄럽기도 하고, 항로를 방해하면 안 되니 높은 건물이 못 들어오겠지. 휑하고 광고판만 잔뜩. 그중에 삼성 광고판도 있고, 중국 회사들도 많은지 중국어 광고판도 있어 신기했다. 그러다가 택시들이 꽤나 많은 걸 보고, 흠 다들 도요타 군, 하다가도 색깔이 각양 가지라서 신기했다. 하긴 우리나라도 서울에서 통일시켜서 서울만 주황색(.. 뭐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었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이고, 보통 흰색+회색+간혹 노란색/파란색이 있긴 하지. 그런데 여기는 쨍한 초록, 분홍, 주황 등등이 있더라. 무슨 차이일까? 택시법인이 다른가...

세 번째 신기했던 점. 태국의 soi(=street)의 홀짝도 왼편 오른편 나뉘어있다.

아저씨는 가면서 계속 호텔 네임, 호텔 네임 하면서 이름을 물어봤다. 내가 묵은 호텔의 이름은 수쿰잇12호텔&스위츠. 그게 이름이라고 몇 번 말하고 구글맵에서 이름을 보여주었지만 아저씨는 유노? 유노? 오케이. 하면서 일단 그 길로 갔다. 나도 아저씨가 길 못 찾을까 싶어 구글맵을 중간중간 체크하는데, 뭔가 지났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표지판을 열심히 살피니 내가 가는 방향에는 Soi 13, 15, 17, 19식으로 홀수만 있더라. 그 생각을 하는데 아저씨가 바로 위 유턴, 오케이? 하더라. 덕분에 길 찾을 때 팁 하나 더 얻었다.

그렇게 그렇게 호텔에 여차저차 도착했다.

내가 묵은 Sukhumvit 12 Hotels&Suites.

럭셔리하거나 모던하지는 않았지만, 약간은 허름하고 오래되어 보이는 작은 방이었지만, 에어컨도 잘 나오고 있을 것도 다 있었다. 배가 고파서 미니바 맥주를 하나 꺼내먹을까 하다가 참기로 했다. 다음날부터 1일 1 수영할 거니까. 하루만 뱃살 더 신경 써야지. 짐을 풀고 허전하지 않게 베개로 내 몸을 감쌌다. 넷플릭스를 켰다. 내가 보던 [굿 플레이스]는 없고, 내가 한국에서 내내 기다리던 [프리티 리틀 라이어스 7]이 나와있었다. 틀었다. 자막이 태국어랑 영어로 밖에 안 나왔다. (나라마다 나오는 넷플릭스가 다른 가봉가) 그냥 자막을 껐다. 조금 보다가 덮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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