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녜 Dec 31. 2017

[여행기] 방콕 카페 나들이

20171207~20171210 방콕

이번 방콕 여행에 큰 계획이나 목표를 가지고 간 것은 없었으나, 그래도 바지런 떨며 다녔던 곳은 카페다.

사실 한국 사람들에게도 힙한 곳으로 유명해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곳들이지만, 그래도 기억나는 몇 가지를 정리해두려 한다.


1. The Commons 에 위치한 Roast Coffee @Thonglor

더 커먼스는 참 멋진 곳이다.

두 가지 말을 골라 형용하자면 네모네모하고 나무나무한 곳.

방콕의 통로 지역에 위치한 건물로, 맨 아래층에는 이런저런 음식점이 푸드코트처럼 자리하고 있고, 뻥 뚫린 계단형 공간을 통해 위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다양한 디자인 상품들을 파는 곳, 옷을 파는 곳, 카페들이 모여있으며 가장 위층에는 내 목적지였던 Roast Coffee가 자리하고 있었다. 사실 날이 좀 더워서, 실내에 앉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바깥바람이 잘 드는 곳에 앉았다.


이 건물 자체가 매우 열린 공간이다 보니,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참새 몇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거슬리거나 할 정도는 아니었고, 사진으로 담고 싶을 때마다 재빨리 움직여버려 아쉬운 느낌. 와이파이는 잘 됐고, 커피는 맛있었다. 아래층에서 점심을 먹고 올라온 터라 브런치나 디저트는 주문하지 않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셨는데, 이것 저것 브런치류나 베이커리류를 같이 곁들여도 좋았을 것 같았다.


다시금 찾고 싶은 느낌, 별 다섯 개.


2. Organika House @Thonglor

사진에 반해서 간 곳. 사실 이렇게 생겼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더 커먼스에서 골목골목을 따라 약 10분~15분 정도를 걸어가면 이런저런 카페들과 음식점이 모여있는 공간이 있다. 그중 한 건물의 5층? 에 위치한 올가니카 카페. 스파 브랜드도 가지고 있는 곳이라, 카페 안에는 온갖 향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모습은 마치 거대한 새장 같았다. 높이 솟은 천장이며, 가운데에 위치한 tea place에서는 유니폼을 입은 종업원들이 바쁘게 커피를 내리고, 음료를 만들었다.  채광도 아주 좋았다. 날이 약간 흐려 아쉬웠지만, 한껏 차려입은 분들이 여기 앉아 저기 앉아 연신 사진을 찍어대는 것을 보니 포토스팟 핫 플레이스인 것 같았다. 나는 커피를 마시고 왔기에 레모네이드를 주문했고, 음료의 맛은 쏘쏘. 다른 사람들처럼 인생 샷 하나 남겨가고 싶었지만 셀카로는 조금 부족했다. 유유.


예쁘지만 다시 찾을 것 같지는 않은 느낌. 한 번 가본 것으로 족한다. 별 두 개.


3.Bitterman Restaurant @Silom

어우 무진장 힙하다. 사실 찾아가기는 조금 어려웠다. 구글맵을 켜놓고 가는 데도 이 골목인가, 저 골목인가 한참 고민했다. 나는 카르마카멧(여기도 짱짱 힙하다! 사고 싶은 것 잔뜩.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안 사고 아무것도 안 먹어서 따로 적지는 않는다)부터 걸어왔는데, 그러면 약간은 외딴 대로변을 따라 쭉 걸어가다가 골목으로 들어가야 해서 좀 긴장했다. 아마 그래서 조금 더 헤맸을지도.


비터맨은 매우 초록초록하다. 들어가기 전부터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안쪽 구석구석에도 녹음이 가득이다. 나는 아주 구석 자리에서 맥주를 한 잔 했다. 로컬 브루어리의 #해피뉴비어필스너 . 꽤나 호피하고, 원래는 IPA를 먹고 싶은 나였지만 한낮이고 도수가 조금이나마 낮은 게 나을 것 같아서 (+IPA가 품절이어서) 선택했는데 만족만족이었다. 여기에 로띠와 볶은 고기가 나오는 음식도 안주삼아 시켰는데 매콤 짭짤하니 맥주 안주로 딱이었다!


내가 이 곳에 자리를 잡고 얼마 안 있어 여덟 명 무리가 내 옆에서 깔깔깔 시끄러웠던 것만 빼면 완벽했던 곳. 하지만 가느라 길을 좀 헤맸으니 별 네 개 반. 하지만 또 찾고 싶은 곳이다.


4.Rocket Coffee Bar @Silom

실롬의 로켓 커피 바. 맨 처음에 언급한 로스트 커피도 그렇지만, 로켓커피바도 체인점(?)이다. 이 곳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카페를 가지고 있다. 나는 어찌하다 보니 실롬에 위치한 곳으로 왔는데, 이 날은 아주 볕이 완벽한 날이었다. 바깥에 앉기는 조금 덥지만 그래도 시원한 음료와 함께하면 좋을만한, 건조하고도 따뜻한 날이었다.


역에서 걸어 걸어 이 곳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자리가 만석이었다.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지 옆에 있는 식당에 자리를 잡겠냐고, 메뉴는 동일하다고 했지만 기다릴 수 있다고 거절했다. 이 공간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마음이 불편했는지 중국 사람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에 합석을 시켰다. 그들은 조금 불편해하는 것 같았지만, 금세 내가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나는 아직 점심 전이라, 베리가 들어간 요거트 보울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여기 역시 힙한 곳이라 그런지, 시간대가 시간대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끊임없이 들어왔고 대부분은 옆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책도 읽고 그림도 끄적이다가 메뉴가 나왔다. 요거트 보울은, 조금 아쉬웠다. 베리가 많을 줄 알았는데 견과류가 너무 많아서 내게는 too much 꼬숩 이었다. 커피는 오케이. 개인적으로는 로스트 커피가 더 맛있었는데, 왜냐하면 여기 커피는 뭔가 너무 셌다. 잠이 확 깨다 못해 어찔어찔한 느낌. 맛은 산미는 적고 쌉쌀했다.


그래도 사실 공간으로만 봐서는 이 곳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사람이 좀 덜 많은 평일 낮에 온다면 아주 좋을 것 같은 느낌. 다음번에 방콕에 온다면 다른 곳도 꼭 시도해보고 싶다. 별 네 개 반!


- 그리고 번외.

더 커먼스 1층에 위치한 Roots Coffee 도 콜드브루를 한 병 사서, 다음날 아침에 아침으로 먹었다. 산미가 도드라지는 것이 아주 좋았다. 아침으로 먹을 생각이었으니 콜드 브루 라떼를 마셔봐도 만족스러웠을 듯. 다음번에 먹어볼 거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무생각] 새해 복 많이 받아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