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옮기는 늦은 일기, 4/8에 쓴 [동네에서 귀여운 친구를 만나다]
얼마 전부터 동네에서 마주친? 발견한? 귀여운 친구가 있다.
(내가) 이름하야 빼꼼이!
호두랑 같이 산책을 나와 아랫동네로 내려가다가, (우리 집은 언덕 위에 위치해서 산책로로 내려가려면 한참을 내려가야 한다) 뭐가 담장 위로 고개를 쑥 내밀어 쳐다봤다.
나의 시선을 빼앗은 건 몽글몽글한 사모예드.
그 친구는 애타는 눈빛과 끄응 대는 소리로 호두를 쳐다봤으나, 호두는 아주 쿨내나게(...)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저 담벼락 아래에서 노즈 워킹과 영역표시를 할 뿐.
하지만 빼꼼이는 그런 자신을 열심히,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보는 나에게는 또 관심을 1도 주지 않았다. 나도 좀 봐주지... 호두가 무심하니 쌤쌤이라고 해야 할까?
빼꼼이는 그 이후로도 내가 호두와 대동하여 지나갈 때면 아주 높은 빈도로 담장 너머에 등장했다. 가끔은 자기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호두가 서운한지 왕왕 큰 소리로 짖기도 했고, 어떨 땐 아주 조용히 지켜보기만도 했다.
그러다 한 번은 내가 퇴근하고 혼자 언덕을 올라가는 길이었다. 아침에 호두를 놀아주다 나가서 내게 호두 냄새가 났던 탓일까? 나뿐인데도 내다봐줘서 나도 봐주는거냐며 감동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호두랑 산책 나갔다 들어오는데 무슨 두더지 게임 두더지처럼 뾰-옹 하고 내다봐서 빵 터진 것도 여러 번. 이제는 산책 나가는 길, 그리고 돌아오는 길이면 벌써 보고 있나, 혹은 언제 내다보나 하고 두리번거리게 된다.
빼꼼아, 언젠간 바깥에서도 만나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호두의 좋은 친구가 되어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