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가 살아남는 방법
1. 지공선사는 출·퇴근 시 지하철 타지마라.
: 출퇴근시간에 바쁘고 비좁은 지하철에서 등산복에 배낭 짊어진 지공선사에게 젊은이들이 빨리 죽으라고 속으로 저주한다.
2. 지공선사는 자리가 경로석이다.
: 젊은이 좌석에 앉지 마라. 경로석이 비어 있는데 젊은이 자리에 앉으면 자리 하나만 줄어들어 젊은이들이 화를 낸다.
3. 지공선사는 젊은이 앞에 서 있지 마라.
: 젊은이가 피곤한데도 자리를 양보해야 하니, 곧 내릴 것처럼 문 앞에 서 있거나 경로석 앞에 서 있어라.
4. 지공선사는 눈을 감고 앉아 있어라.
: 눈 감으면 도를 닦는 것처럼 보이고 참선하는 것으로 인정받아 지공선사의 진짜 모습으로 위장된다.
5. 경로석에 앉아 있어도 지공선사는 간간히 눈을 떠야 한다.
: 내 앞에 나보다 더 늙은이가 서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나이를 비교해서 10년까지는 무시해도 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자리 양보하여라.
6. 지공선사는 경로석에서 모자를 벗어라.
: 모자를 쓰고 있으면 10년은 젊어 보여서 가짜 지공선사로 오인받을 수 있으므로 모자 벗고 대머리나 백발을 보여라.
7. 지공선사는 경로석에서 스마트폰을 보지 마라.
: 젊은이처럼 스마트폰 만지작 거릴 나이는 한참 지났으니 지공선사 품위만 손상되고 참선하는데 방해가 된다.
8. 지공선사는 깨끗한 옷차림으로 단정해야 한다.
: 늙으면 추해지고 냄새나고 꼰대 티를 내어 젊은이들이 싫어한다. 이것을 위장하기 위해 외모에 신경 써야 대우받는다.
9. 지공선사는 정치 이야기 하지 마라.
: 젊은이들과 말도 안 통하고, 자기 고집만 내세우며, 목소리 커지고, 아는 척 많이 하며, 자기 생각만 옳은 줄 안다.
10. 지공선사는 큰 소리로 떠들지 마라.
: 과거 경력이 화려하고 거창해도, 흘러간 지식과 경험은 이제 남이 알아주지도 않고, 달밤에 개 짖는 소리일 뿐이다.
11. 지공선사는 할 일 없이 지하철 타지마라.
: 할 일 없는 노인들이 지하철을 독차지하면 젊은이들이 지하철 공짜로 태워주는 정부의 잘못을 질책하게 된다.
12. 지공선사는 경로석에서 퍼지고 앉지 마라.
: 넓게 양다리 벌리고, 두 자리를 한 사람이 차지하여 자기 안방처럼 전용하지 말고, 지공선사의 존엄과 예의를 지켜야 한다.
13. 지공선사는 경로석에 앉은 젊은이를 혼내지 마라.
: 나이 많은 게 계급도 아니고, 공짜로 타는 주제에 피곤한 젊은이가 앉아 있다고 훈계하면 안 된다.
14. 능력이 있다면 지하철 돈 내고 타라.
: 재력이 있다면, 아직은 돈 내고 타고 다닐 만하다 생각되면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