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에게는 얼추 설명이 끝났다. 매장 문에도 언제까지 운영을 할 것인지 붙여져 있고, 인스타에도 그 간의 소회나 나 다음에는 어떤 분이 준비하고 있는지까지 상세히 작성해 두었다. 매장에서 나에게나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 물어보셔도 차분하게 답변해 드렸다.
“아니 사장님, 이제 자리 잡고 잘 되고 있는데 왜 문을 닫으시는 거예요? 고생은 초반에 끝났고 이제 맨날 자리 꽉 차고 잘 되잖아요? 이 길에서 여기만큼 잘 되는 곳은 없는 것 같은데 왜 닫으세요?”
“아… 죄송합니다. 제가 아무래도 아이를 보면서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제 시간은 한정적이고, 또 제가 없는 시간을 다른 친구들이 잘 맡아서 해주고는 있지만 그것도 저에게는 심적으로든, 비용적으로든 또 부담으로 오기도 하고요. 제가 쉬는 날도 쉬는 것도 아니고 아이랑 있어도 온 신경은 여기에 있고…… 저에게는 아직 한계가 많은 것 같아 고민하다가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자주 찾아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정말 아쉽네요.”
“그래도 커피 잘하시고 밝은 분들이 이어서 하실 거라서 또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실 거예요. 공간도 그대로 있고요.”
후속 카페의 홍보까지 알차게 마무리하고 나면 손님들은 자리로 돌아가 커피를 다시 한 모금.
그런데 손님 외에도 가게를 정리하는 것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야 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친구들, 친척들, 옛날 회사동료들, 아이 친구 엄마들. 아마 가게에 잘 와보지 않아서 그간 내가 어떻게 운영을 했고, 장사는 어느 정도 되었을 것이란 개념자체가 없어서 자세한 설명을 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자주 연락하는 친한 친구는 그 간 나의 고생을 알았으니 잘 결정했다고 그냥 다독여 주었고, 가끔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들에게는 따로 말하지는 않았다. 인스타를 보거나 해서 연락이 오면 그때 대략적인 설명을 했다.
가게, 특히나 카페라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공간이기도 해서 주변인들도 내가 카페를 오픈했을 때 많은 관심을 두었다. 많이들 축하해 주었지만
“네가 카페를? 내가 하려고 했는데?” 라며 이상한 말을 하는 친구도 있었고, 주변에 살아도 “어머 시간 되면 놀러 갈게. OO엄마”라고 하면서도 친한 사이였지만 한 번도 오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물론 내 성격에 가까운 사람이더라도 오지 않는 게 마음이 더 편했지만.
가게를 정리한 후에도
“도대체 요즘 어떻게 지내냐? 이야기나 한번 들어보자. 그렇게나 안 남았냐?”
라며 인스타를 보고서 나의 폐업 근황에 대해 묻는 지인은 내가 먼저 이야기하지 않아서 섭섭했던 걸까, 내 마음이 꼬인 걸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장에 직접 오지 않았더라도 이렇게 말하는데 말이다.
“어머 아쉽다. 많이 공들인 것 같았는데, 시원섭섭하겠어요.”
그리고 가장 이해와 공감이 잘되는 사람들은 역시 자영업을 해 본 사람들이다.
가게나 사업을 정리하는 이유도 각자마다의 사정이 있다. 돈이 안되어서가 가장 많겠지만, 이것도 각자의 기준이다. 내가 이 정도 노력해서 월에 이만큼 벌면 되었다라고 하는 것도 너무나도 주관적인 것. 이 외에도 건강, 다른 새로운 일, 취업, 가족 돌봄 등 무수한 이유가 독자적으로 존재하기도 하고, 복합적으로 결합되기도 한다.
퇴사를 했거나 그랬을 때에도 그리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었다. 각자의 인생이고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서로 그저 토닥여 주었던 것 같은데, 폐업을 한 이후에는 왜 이렇게 설명을 자세히 듣고 싶어 하는지, 그러는 중에 나는 왜 사람이 싫어지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내가 삐뚤어지기도 했고, 마음이 다치기도 해서 그런 건 아닐까 싶다.
무엇인가를 열심히 했고, 잘 되었든, 못 되었든 어쨌든 정리를 해 본 사람들은 하나의 단원이 끝나는 벽 뒤에 덩그러니 놓인 심정을 겪었다. 그 막막함은 표현을 해보려 해도 먹먹함부터 올라온다. 금전적인 것 이상으로 내가 실패한 것인가,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하나 더 큰 너울이 나를 덮쳐온다.
재수를 앞둔 조카나, 아직 미혼인 40대 친척에게도 우리는 이제 간섭하며 캐묻거나
“이렇게 해야지 왜 안 그랬니?” 라며 더 이상 추궁하지 않기로 했다.
가게를 접은 자영업자들에게도 자세히 물어보면서
“너 망할 줄 알았다! 그 가게에서는 내가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했지!”
라고 하지 말고, 그냥 등을 다독여주자.
아니면 그냥 가만히 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