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영향을 주는 것들 - 계절, 날씨, 시즌

by 손자몽



카페는 계절과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다. 상권이나 동네에서도 위치 등에 따라 하루하루 매출이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나의 이 자리에서 가장 큰 영향은 계절과 날씨이다.


카페는 여름이 호황이라고 한다. 날씨가 더울 때, 시원한 카페에 들어가 유리잔에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캬! 글을 쓰는 지금 생각만 해도 머리가 얼얼해지고 답답했던 숨이 턱 하고 덜어내 진다.


여름엔 테이크아웃도 참 많다. 이 뜨거운 햇빛과 습도를 이길 오늘의 연료가 필요하다. 지친 자들에게 커피는 필수.


그런데 여름이라고 해서 갑자기 탁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도 날씨에 대한 적응이 필요한 듯하다. 그러니까 갑자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다면 사람들은 어디를 잘 다니지 않는다. 아예 대형몰에서 사람들을 만나거나, 더위가 한 풀 꺾이기를 기다리는 것.


하지만 작년처럼 무더위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사람들은 포기하고 평소처럼 할 일을 한다. 다시 카페에 가고, 식당에 가고, 만남을 약속한다.


겨울도 마찬가지이다. 갑자기 추위가 몰아친다면 사람들은 집에서 나오지 않는다. 따뜻한 커피가 생각날 만도 한데, 급추위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 추위는 더위보다도 적응이 조금 더 필요하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려 다시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겨울에는 카페에 머무르는 시간도 조금 더 길다. 다시 이 추위를 뚫고 어디론가 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일까. 이 아늑한 공간이 주는 카페의 매력은 겨울에 절정을 이루는 것 같다. 잔을 두 손으로 잡고, 앞사람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풍경은 참 아름답다.


사실 내가 운영했던 카페는 계절의 영향을 그래도 덜 받는 편이었다. 겨울이라고 해서 크게 매출이 떨어지거나, 여름이라고 해서 아주 월등한 매출은 아니었다. 그래도 여름의 그 벌컥벌컥이 조금 더 컸다고나 할까.


봄, 가을은 조금 복잡하다. 여름과 겨울의 그 중간 정도이기는 한데, 이게 또 꽃놀이, 단풍놀이, 5월의 연휴, 이런 것들이 맞물리면 장사가 엄청 잘되거나 정말 바닥이거나 중간치가 없다. 관광지는 또 이때가 피크 이겠지만, 우리는 동네에 있는 작은 카페이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가는 곳이었던 터.


작년 4월 어느 날, 단골 손님이 나에게

“사장님, 저쪽 공원에 벚꽃 보고 오셨어요? 지난 주말에 너무 절정이라 사람 많더라고요. 정말 예뻐요!”

이 손님은 오픈 때부터 친밀하게 보내고 속 이야기도 가끔 했던 분이라 나도 모르게,

“아! 어쩐지! 손님이 적더라고요! 점점 벚꽃이 싫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으하하하”

그런 시즌에는 손님이 적어 매장에 오는 분은 한산함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또 급격히 매출이 떨어지는 날이 있다. 바로 초등학교 공개수업일! 주변 초등학교들의 공개수업 날짜가 겹친다면, 그날 오전은 이렇게 또 한산할 수가 없다. 물론 나도 출격해야 했지만.

엄마들의 친분이 서서히 이루어진 공개수업일 이후로는 삼삼오오 모여 다시 카페에 활기가 띈다.


매장의 분위기나 주력 메뉴에 따라 날씨의 영향도 클 것이다. 보통 카페는 비가 오면 배달도 어렵고 장사가 잘 안 된다는 편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비 오는 날 늘 만석이었다. 신기해서 잘 물어보지 않던 질문을 손님들께 했다.

“비도 오고 그러는데, 어떻게 오시게 되었어요?”

“매장은 작지만, 이곳에서 창밖을 바라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게 되었답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그랬다. 그래서 무엇이든 내려서 우산꽂이를 내어놓을 때 기분이 특히나 좋았다.


명절이나 연휴가 가까워지면 손님이 줄어든다. 그때를 위해 소비를 줄인다고 듣기는 했는데, 명절이 탁 지나고 나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인지 손님이 또 많아진다. 우리 매장의 대부분 고객층이 30, 40대 여성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명절 당일에는 우리도 쉬기는 했지만, 명절 다음 날에는 또 손님이 주말보다 많았다.

“여기에요 여기!”

라며 가족들을 모시고 오는 다정한 손님들.


계절, 날씨, 시즌을 넘어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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