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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나다 Apr 13. 2023

나는 과연 중독에서 자유로운가?

중독 관련 추천책 1)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 / 애덤 알터


 저는 요즘 디지털 디톡스, 디지털 중독에 관해 관심이 많아서 ‘중독’에 관련된 책들을 많이 읽어보았는데요.      



 ‘중독’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흔히들 말하는 ‘마약, 술, 담배’등이 떠오르시죠. 요즘 모 배우가 지속적으로 마약을 투약해 왔다는 사실이 밝혀져 많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저는 이 배우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 평소에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사람들이 이 배우가 약하고 인터뷰했다며 질타하는 수많은 영상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나는 중독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가?’     




 물론 저는 술, 담배를 하지도 않고, 마약은 더더욱 하지도 않지만, 술담배와 마약만이 중독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중독의 형태를 두 가지로 크게 나누고 있는데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술, 담배, 마약등 우리 몸을 해롭게 하는 것들을 ‘물질 중독’이라고 부르고, 어떤 행위에 중독되어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을 ‘행위 중독’이라고 한다는데요.         


 

 이 ‘행위 중독’에 우리가 심각하게 중독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중에서도 디지털 중독이 심각한데요. 우리 모두는 핸드폰, 태블릿, 각종 SNS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저는 인스타를 2021년부터 시작해서 틈틈이 그림을 올리고 있는데, 처음에는 자기만족으로 올렸던 피드를, 어느 순간부터는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더라고요.



 일단 피드를 올리는 순간, 사람들의 댓글과 ‘좋아요’가 몇 개나 달렸는지를 신경 쓰게 되었어요. 그리고 강박적으로(?) 새로고침을 눌러가며 ‘좋아요’ 수를 확인하는 제 모습이 마치 불규칙적으로 나오는 먹이 버튼을 마구 눌러대는 쥐와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중독자가 다른 사람보다 의지가 약해서도 아니고, 보통 사람보다 도덕적으로 타락해서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많은 중독자가 운이 나빠서 중독에 빠진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행위 중독에 빠지게 되는 원인이,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목표, 뿌리치기 어렵고 예측 불가능한 긍정적인 피드백,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는 느낌,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더 어려워지는 과제, 해소하고 싶지만 풀리지 않는 미결 상태, 그리고 강한 인간관계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좋아요’에 중독되는 것도, 어느 날엔 피드를 올렸는데 ‘좋아요’가 많이 달리고, 어느 날엔 적게 달리는 등, 불규칙적인 ‘긍정적 피드백’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 책에서는 ‘좋아요’를 최초의 디지털 마약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는데요. 중독에 빠져드는 경로가 인간과 비둘기가 비슷합니다. 중독의 주요 키워드가 이런 ‘불규칙성’이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둘기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읽어드릴게요.  


   

 ‘확실한 보상이 보장되지 않을 때 버튼 쪼는 횟수가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 비둘기의 뇌는 보상을 예측할 수 있을 때보다 뜻밖의 보상을 받았을 때 훨씬 많은 양의 도파민을 분비했다.’             p.159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물질 중독’만큼이나, ‘행위 중독’또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이 부분을 읽어 드릴게요.  


        

 물질 중독은 파괴적이라는 점이 눈에 버젓이 보이지만 행위 중독은 파괴적인 행위라는 사실이 창조라는 겉모습에 가려 좀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다. 높은 점수를 받거나 더 많은 팔로워를 확보하거나 직장에서 더 오래 일하면 자신이 발전하고 있다는 환상을 품게 되며, 그래서 계속하고 싶은 욕구를 떨쳐 버리기가 더욱더 힘들어진다.’   P.216          



 ‘중독자는 용량이 클수록, 속도가 빠를수록, 접속하기 쉬울수록, 최신이고 최고급일수록 좋아합니다.’   P.221    


      

 ‘거의 이길 뻔한 애석한 패배, 즉 이기기에 조금 모자라는데도 승리가 코앞이라는 확신이 드는 상태는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 오히려 진정한 승리보다 더 중독성이 강하다.’   P.224          



 ‘실험마다 어떤 활동을 수행하든 안타깝게 실패한, 즉 거의 성공할 뻔한 사람들이 훨씬 강한 동기 부여와 추진력을 보였다.’   p.225    


      

 우리가 흔히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자기 계발이나, 돈을 많이 버는 행위조차도 ‘행위 중독’ 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들은 한번 소득을 올리는 행위를 하기 시작하자 이미 모아 둔 소득이 넉넉한데도 멈출 수가 없었다. 중단규칙에 너무 무감각해져서 휴식조차 제쳐 놓고 정신없이 일했다.’   p.230    


      

 저는 특히 제가 인스타그램을 하기 시작하면서, 제가 인스타그램에 알게 모르게 중독되었다는 느낌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인스타그램에 중독되는 경로를 알려주고 해결방법도 알려줍니다.      



 우리가 어떤 경로로 인스타에 중독되는지, 이 부분을 읽어 드릴게요.


         

 ‘유달리 사회적 피드백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어차피 우리는 모두 사회적 존재다. 그렇기에 남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완전히 무시하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에게서 받는 피드백이 일관성 없고 들쑥날쑥하면 미칠 지경이 된다.     


 인스타그램은 일관성 없는 피드백의 전형이다.’   p.266         


 

 긍정적인 피드백이 불규칙적이고 일관성 없기에 더 중독되기 쉽다는 말인데요, 저 또한 그랬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 내가 '좋아요'에 그렇게 집착했던 것이 이것 때문이었구나’라고 일단 인식하기 시작하니까, 더 이상 불규칙적인 반응에 필요 이상으로 몰두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지금 SNS에 중독되어 있는 분들께 정신을 환기시키는 팩폭 한마디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기억하세요. 싱싱한 오이 같은 여러분의 뇌가 절여져 오이지가 되면 절대 오이로 원상 복구되지 않습니다.”   P.280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디지털 기기와 SNS에 관한 중독현상이 너무 무섭게 느껴져서, 디지털 중독, 특히 핸드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했는데요. 이 책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행위 중독을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팁들을 공유드리자면,     



 의지력만으로 중독을 극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에, 아예 중독되지 않는 환경 설정을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습관 관련 책들에서도 나오지만 우리 인간의 의지력이란 한없이 약해서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는 점입니다.   


        

 “의지력은 군침 도는 초콜릿칩 쿠키를 보고도 먹지 않으려고 애쓰는 행위와 같다. 좋은 습관을 발달시키면 애초에 초콜릿칩 쿠키 근처에 얼쩡거리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는다.”        


-심리학자 ‘웬디 우드’   p.320     


     

 ‘휴대폰이 가까이 있으면 온종일 거기에 손이 갈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설상가상으로 침대 머리맡에 휴대폰을 두면 수면을 방해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p.330     


     

 ‘주변에 유혹이 널려 있으면 유혹받기 마련이다. 아주 가까이 있는 유혹을 제거하려면 있는 의지력 없는 의지력 다 끌어다 써야 할 판이다.’   p.332      


    

 관건은, 우리의 의지력을 신뢰하며 의지하는 대신, 아예 중독되지 않는 환경설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오랫동안 의지력에 기대 왔고, 효과가 없다는 것 또한 그동안의 경험으로 잘 알아왔기에, 의지력 대신 환경 설정에 집중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이 책으로 디지털 중독현상과 sns중독을 예전보다 많이 극복하게 됐어요. 인스타는 주말에만 주 1회 올리는 것으로 하고, 주중엔 거의 인스타를 들여다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올리지 않으니 반응에 연연할 필요도 없고요. 제가 sns로 돈을 번다면 규칙적으로 피드를 올려야겠지만, 저는 기록용으로 올리니 그렇게 sns에 장시간 투자할 필요를 못 느끼겠더라고요.     



 sns를 하면서 버리는 건 우리의 시간뿐만이 아닙니다. 인스타를 하며 각종 광고에 노출되어 사들인 물건만 해도 엄청납니다. 미백치약, 톤업크림, 향수, 쇼핑몰 옷들, 운동화, 모자, 가방, 핸드폰 거치대 등등 눈에 보이지 않았다면 사지 않았을 물건들을 다 인스타 광고들을 통해 사들였습니다. 지금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인스타를 거의 잊고 지냅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심심한 상태를 견디느니 차라리 전기충격을 가했다는 충격적인 실험도 있는데요, 저 또한 심심할 때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기 일쑤였는데, 이젠 그냥 멍 때리고 있는 편을 택했습니다.



 왜냐하면 기다리는 대기시간이 지루하고 그냥 보내기 아깝다며 핸드폰을 잠깐 들여다보는 순간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리는 걸 그동안 경험했기에, 차라리 10분 동안 멍 때리기를 택한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면 그동안 아무렇지도 않게 디지털에 중독되었던 ‘행위 중독’이 얼마나 심각한지 각성하게 됩니다. 디지털 중독을 벗어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조심스럽게 추천드립니다.



 우리가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좀 더 가치 있는 일들에 우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린 누구도 '중독'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에, '물질 중독'에 빠진 누군가를 신랄하게 비판할 처지가 못 됩니다. 저는 참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겐 관대한 것 같네요. 엄청나게 욕먹는 누군가를 보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오지랖도 한 몫하지 않을까요?



 다음 시간에도 ‘중독’과 관련된 추천 책을 들고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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