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하는 사람의 심리 1

by 손나다

타인에게 잔소리를 하는 사람의 심리는 무엇일까?



주변 사람들을 잔소리로 피곤하게 하는 사람, 나에게는 애석하게도 시어머니가 그러하시다.



시어머니는 잔소리가 심한 타입이다. 몇 가지 에피소드를 풀어보자면, 남편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타지로 대학교를 입학해서 다녔고, 어머니의 잔소리가 무서워서 방학 때도 집에 가지 않았을 정도라고 한다.



처음엔 신랑을 무정한 아들로 오해했다. (시어머니의 잔소리를 직접 겪기 전까지는)



시어머니에게 전화가 오면 대개 “응, 왜, 알았어.” 따위의 대답만 하고 빨리 끊어버리기 일쑤였다. 절대 자신의 근황을 자세히 얘기하지 않았다.



신혼 때 신혼집에 온 시어머니가 살림살이 하나하나, 내 행동 하나하나 트집 잡고 잔소리를 하시길래 “어머니는 제가 그렇게 못마땅하세요?”하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냉장고를 열어보고 우리 아들 굶기지 않고 잘 챙겨 먹이나 확인하고, 어쩌다 오래돼 보이는 음식물이 보이면 엄청난 잔소리와 함께 냉장고 사용법에 대한 일장연설을 하신다. 옷차림이나 머리스타일에 훈수 두는 것은 기본이고 ‘너는 왜 액세서리를 하지 않느냐’며 타박하기도 했다. 액세서리를 많이 해서 사치스럽다고 흉보는 시어머니의 사례는 많이 봤지만, 액세서리를 하지 않는다고 타박하는 시어머니 타입은 처음이었다.



이미 통제와 간섭이 심한 친정엄마와도 치열한 싸움을 해왔기에, 이러한 시어머니의 행동은 나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친정엄마에게 하던 것처럼 말대꾸를 하거나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처럼 잔소리를 일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너무 궁금했다.



우리 시어머니뿐만 아니라 ‘잔소리의 생활화’를 실천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은 한결같이 “이게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이라고 본인을 합리화하곤 한다.



과연 그럴까?

애정이 아니라 타인을 자기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고 싶은 욕심은 아닐까?



흔히 잔소리하는 사람들의 기저에는 타인이 못 미덥고 부족해 보여서 자신이 한수 가르쳐 줌으로써 타인의 행동을 바꾸고자 한다. 그런데 잔소리로 갱생한 사람이 있을까? 본인의 사소한 안 좋은 습관조차 바꾸기 힘든데, 잔소리로 내가 타인을 바꿀 수 있을까? 오히려 반발심만 생길 뿐이다.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좋은 조언도 잔소리로 들린다. 잔소리는 영혼을 병들게 한다.



타인은 절대 내 뜻대로 바뀔 수 없음을 알고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타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서로의 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다.



자신도 바꾸기 어렵다. 평생 살아왔던 대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정 잔소리로 타인을 바꾸고 싶다는 욕망을 버리지 못하겠다면 본인 먼저 바뀌는 모범을 보여주는 게 어떨까.



참고로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있었을 때, 이러저러한 불편한 점들을 이야기하고 조율하고자 했을 때 내가 들었던 한마디는 “나 원래 이래.”였다.



잔소리하는 사람의 또 다른 심리에는 ‘불안감’이 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상황을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가 잔소리로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잔소리가 심한 분들 중 걱정이 많고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성격의 소유자가 많았다.



철저하게 계획을 짜고 준비해도 변수가 더 많은 게 인생이다. 자식의 삶이 불안하고 못 미덥더라도 잔소리하는 대신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자식의 어설픈 발걸음과 시행착오를 한 발 물러나 지켜봐 주는 부모의 자세를 가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나 또한 경계해야 할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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