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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나다 Dec 02. 2022

내가 요리를 자주 하지 않는 이유

끼니를 차리는 고달픔

그날은 천둥번개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이었다.



중첩된 피로로 어린이집 아침 차량을 놓치고 말았다. 강의도 없는 날이라서 어린이집도 안 보내고 그냥 과감하게 쉬었는데, 늦잠을 잘 때까진 좋았다. 자고 일어나서부터 아이들의 수발들기와 끼니 챙기기가 시작되었는데 집에서 쉬어도 쉰 게 아닌 이상한 현상이 지속됐다.



 저녁때 야심 차게 계란야채 볶음밥에 짜장 소스를 버무려서 차려줬는데 첫째가 짜장면이 먹고 싶다며 투정을 부렸다. 정성껏 차려준 요리를 휘적휘적 대며 깨작거리기만 했다. 둘째는 '버리면 아까우니까 그냥 먹는 거야'란다.



 난 맛있게 먹었는데 뭐가 문제인 거지? 내 입맛이 저렴한 건가? 맹세컨대 항상 이런 건 아니다. 점심때 해준 수제비는 잘 먹었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요리를 하니 냄비고 뭐고 설거지가 탑처럼 쌓이고 요리한다고 하루가 다 갔다. 열심히 요리했는데 맛있게 먹어주면 보람이라도 느끼지 하루 종일 헛짓을 한 기분이었다.



 다음날, 아이들이 하원하자마자 롯데리아에서 아이스크림과 감자튀김을 사 먹이고, 저녁으로 짜장면을 사 먹였더니 아이들이 하는 말,



'오늘 정말 최고의 하루야!!'



 이렇게 요리와 멀어져 간다.



 

예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요샌 거의 집밥 먹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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