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표절논란 사태에 대한 나의 생각
욕먹을 각오로 쓴 글
유희열 참 좋아하는 뮤지션인데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누구라도
표절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받는다면
창작자 입장에서는 몸을 사리게 될 테고
그저 그런 결과물밖에 내놓지 못할 것이다.
더불어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100% 순수하게 새로운 창작물이 있을까?
'모든 창작물은 기존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라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말처럼
모두 재합성되고
차용되고 덧붙여져
또 다른 콘텐츠로 소비될 뿐이다.
우리가 콘텐츠를 만들 때마다
마치 하나의 이론을 정립하듯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면
큰 부담을 느낄 것이고
쉽사리 생산해낼 시도조차
못할 것이다.
더불어 자만하지 말자.
누구라도 구덩이에 빠질 수 있다.
유희열을 향한 비난이
훗날 자신을 향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어디 있는가?
어쩌면 그는 관성에 빠졌을 수도 있다.
창작의 고통을 피하고자 쉬운 길로 가려는 관성.
하지만 그가 의도적으로 모든 곡들을 표절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 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되었고,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사실상 이 부분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는 이미 자신이 실수한 부분은 인정하고 사과했다. 최근 자신을 둘러싼 표절 의혹들이 때론 불합리하게 느껴지더라도, 모든 부분을 동의하기엔 자신의 음악 활동 전체가 부정당하는 느낌을 받더라도 '불편함을 느낄 다수'에게 일단 사과했다.
13년간 이끌어온 음악 토크쇼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하차했다.
지금의 사태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했다. 그러니 마치 대역 죄인인 것처럼 그의 실수와 잘못을 낱낱이 고발하고 물어뜯는 짓은 그만두자.
그가 잘못한 부분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도가 지나친 비난과 낙인은 경계하자.
유독 유명인, 인플루언서, 예술가들에게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고
그에 부합하지 않으면
강도 높은 비난을 서슴지 않는데
나는 이러한 '삭제 문화'가
심히 염려스럽다.
유희열의 잘잘못 여부를 따지기 전에
지금의 '유희열 사태'가 한 개인이 겪기엔
너무나도 가혹하고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재기불능 상태까지 몰아세우고
그를 음악시장에서 아예 '삭제'시키지 말자.
ㅡ
유희열 팬이라 감싸주는 거냐고
비난받을까 봐 쓰자면
팬이라고 할 만큼
유희열의 곡들을 많이 듣지 못했다.
(하지만 표절 의혹이 있었던
그의 곡들은 빠짐없이 들어보았다.)
나는 주로 마이너한 해외 음악을 듣는 터라
유희열의 곡들을 자주 듣는 편이 아니다.
나는 그저 그의 위트와 따뜻한 감성을
인간적으로 좋아해 왔을 뿐이다.
그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평가받고 소비되는 다수의
절실한 참가자들에게
냉철한 평가의 말이 아닌 숨겨진 가능성을
찾아내 칭찬하고 격려할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사람이다.
그가 지금의 힘든 시기를
무사히 잘 지나갈 수 있길 바란다.